가을에 떠나기 좋은 ‘이곳’… 부모님 모시고 꼭 가세요

(여행지도 유시내 기자) 가을바람이 선선해지는 지금, 붉게 물든 단풍과 조용한 물길 따라 걷기 좋은 여행지를 찾는다면 안동이 제격이다.


신성현 문화단지 한옥체험관 - 한국관광공사
신성현 문화단지 한옥체험관 – 한국관광공사


복잡한 도시를 떠나 전통과 자연, 그리고 느린 호흡의 여유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장소들이 곳곳에 숨어 있다.


2017년에 문을 연 선성현문화단지한옥체험관은 단순한 숙박지를 넘어선 공간이다. 조선 시대 관아를 복원해 조성된 이곳은, 고풍스러운 외형과 현대적인 내부 설계를 결합해 전통의 운치를 지키면서도 이용자의 편의를 고려했다.


내부에 설치된 편의 시설과 쾌적한 공간은 한옥의 불편함을 최소화하면서도 한국적인 정서를 오롯이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신성현 문화단지 한옥체험관 - 한국관광공사
신성현 문화단지 한옥체험관 – 한국관광공사


체험관은 총 6개의 동으로 이뤄져 있으며, 각 한옥은 국내산 소나무로 지어져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일부 객실은 취사 가능하도록 설계되었고, 예약은 공식 홈페이지에서만 가능해 여행 일정을 계획적으로 짜는 것이 필요하다.


체험관 인근에는 안동호를 따라 조성된 ‘선성수상길’이 이어진다. 이 길은 안동선비순례길과 맞닿아 있어, 단순한 산책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조선 시대 선비들이 걸었던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자연과 철학이 공존하던 옛 시간 속으로 들어선 듯한 느낌을 받는다.


또한 주변에는 도산서원, 예안향교, 예끼마을, 한국국학진흥원 등 문화유산이 집중돼 있어 하루 이틀의 짧은 일정에도 다채로운 경험을 할 수 있다. 단풍이 내려앉은 고택과 서원의 풍경은 안동만의 고요함을 더욱 깊이 있게 만들어 준다.


도산서원 - 한국관광공사
도산서원 – 한국관광공사


안동의 또 다른 매력은 백두대간의 품 안에 숨겨진 전통 양조의 마을, 맹개에서 발견된다. 이곳은 한국 최초로 밀을 원료로 한 증류식 소주인 ‘진맥소주’의 생산지로 알려져 있으며,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전통 증류 방식이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양조장에서는 생산 과정을 직접 둘러보는 투어 프로그램이 운영되며, 트랙터를 타고 농촌 풍경을 둘러보는 체험도 인기다. 특히 진맥소주의 시음 코스는 술에 대한 이해는 물론, 지역 문화에 대한 흥미까지 이끌어내고 있다.


맹개마을 인근에는 옛 양반 가문들이 지은 고택과 서원이 남아 있어, 단순히 술 한 잔을 맛보는 여행이 아니라 조선의 생활과 사상을 함께 엿볼 수 있는 문화여정이 된다. 최근에는 이런 전통문화 콘텐츠를 중심으로 한 소규모 여행이 인기를 끌고 있어, 가족 단위는 물론 혼자 떠나는 여행객에게도 주목받고 있다.


농암주택 - 한국관광공사
농암주택 – 한국관광공사


안동의 관광은 일회성 스팟을 둘러보는 것보다는 머무르며 느끼고 배우는 경험형에 가깝다. 전통건축, 사색의 길, 증류소 체험 등은 짧은 여행에서 벗어나 일상에서 천천히 물러나는 데에 적합하다. 또한, 최근엔 이러한 깊이 있는 콘텐츠가 해외 관광객에게도 반응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