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캄보디아 여행 시장에 적신호가 켜졌다. 최근 캄보디아에서 한국인을 겨냥한 납치·감금·취업사기 등 강력 범죄가 급증해서다.
외교부는 지난 10일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 지역에 ‘특별여행주의보’를 발령했다. 이번 발령은 최근 몇 달간 한국인 대상 범죄 신고가 급증한 데 따른 조치다. 최근에는 프놈펜 도심에서 카페 인근을 나서던 50대 한국인이 현지인 일당에게 납치돼 고문을 당한 사건이 발생하며 공분을 사기도 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올해 1~8월 접수된 캄보디아 내 한국인 납치·감금 관련 사건은 330건에 달했다. 지난해도 접수된 사건은 220여건으로 2023년(20여건) 대비 10배 이상 뛰었으며, 강력 범죄 건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치안 불안으로 동계시즌 특수를 기대했던 캄보디아 여행 시장의 분위기는 냉랭해졌지만, 큰 피해로 이어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캄보디아는 동남아시아 여행 시장 중 가장 적은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법무부 출입국 통계에 따르면, 월 평균 캄보디아 방문 한국인 수는 약 1만5,000명으로 동남아시아 국가 중 가장 적었는데, 이는 한국인 방문객수가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많은 베트남 약 36만명의 4% 수준이다.

한 랜드사 관계자는 “캄보디아 관광 수요를 견인했던 앙코르와트로 가는 인천-시엠립 정기편이 코로나19 이후 재개되지 않았고, 그나마 직항편이 있는 프놈펜 지역은 관광보다 유학 또는 연수, 사업 등의 목적으로 방문하는 비중이 높다”며 “언론 보도 이후 안전상의 이유로 캄보디아와 주변 국가 예약 고객들로부터 문의가 이어지고 있긴 하지만, 강력 범죄 사건이 여행객을 대상으로 무분별하게 이뤄지지 않는 점과 가이드가 동행하는 안전성을 강조해 큰 취소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라고 말했다.
다만 오는 12월 인천·부산-시엠립 직항 전세기 상품의 모객에는 차질이 빚어질 거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동계시즌 시엠립 직항 상품을 출시한 가운데, 캄보디아 치안 불안이 커지면서 특별여행주의보 지역이 아님에도 시엠립 상품 모객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지금 분위기로는 소비자 불안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 같다”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