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가 인증했다”… 해발 770m 오르는 S자 곡선 드라이브 명소

(여행지도 용태영 기자) 국토교통부가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포함시킨 이 도로는 해발 770미터까지 이어지는 곡선미가 빚어낸 풍광 덕에 전국 드라이브 마니아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안재 - 함양군청 제공
지안재 – 함양군청 제공


지안재 전망대에 오르면 왜 이곳이 특별한지 단번에 알 수 있다. 산허리를 휘감으며 끝없이 이어지는 도로는 마치 거대한 용이 기지개를 켠 듯 유려하다.


낮에는 초록빛 숲 사이로 은빛 도로가 선명히 드러나고, 황혼이 내리면 노을빛이 물든 길이 황금빛으로 변한다. 밤이 되면 자동차 불빛이 만들어내는 궤적이 또 다른 장관을 완성한다.


사진가들 사이에서 지안재는 ‘빛의 화폭’으로 불린다. 삼각대를 세우고 장노출로 촬영하면 자동차 불빛이 하나의 강처럼 이어진다. 흔히 볼 수 없는 이 장면은 도로와 자연이 합작한 설치미술과 같다.


지안재 - 함양군청 제공
지안재 – 함양군청 제공


전문가들은 조리개를 F8 이상으로 조이고 셔터를 30초 이상 개방할 것을 추천한다. 실제로 이런 방식으로 촬영한 사진들은 온라인 사진 커뮤니티에서 큰 주목을 받기도 했다.


지안재를 지나 조금 더 오르면 드라이브는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 해발 773미터의 오도재에 서면 거대한 성문 형상의 지리산제일문이 맞이한다.


‘도를 깨닫는 고개’라는 이름처럼 이곳은 속세에서 산의 세계로 들어가는 상징적 경계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능선은 겹겹이 겹쳐져 거대한 파노라마를 이루며, 지안재와는 또 다른 웅장함을 보여준다.


지안재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박은경
지안재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박은경


드라이브가 끝나는 지점에서 발길을 함양 읍내로 돌리면 또 다른 이야기가 기다린다.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 숲인 상림공원이 그 주인공이다.


신라 시대부터 이어져 온 천년 숲길은 연꽃과 단풍이 계절마다 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차에서 내려 걷는 순간, 드라이브의 긴장감은 온전히 평온으로 바뀐다.


지안재와 오도재는 단순히 ‘지나가는 길’이 아니다. 도로 자체가 여행의 목적지로 기능하며, 그 길을 밟는 순간부터 이미 여행은 완성된다.


이번 주말, 함양으로 향하는 구불구불한 길 위에서 새로운 활력과 영감을 만나는 경험은 일상에 지친 사람들에게 뜻밖의 선물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