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내 보조 배터리 아예 금지한 우리나라 항공사…해외 항공사들은?


이스타항공이 10월부터 기내 보조 배터리 사용을 금지한 가운데, 항공사들의 리튬 배터리 관련 규정이 강화되고 있다 / 픽사베이
이스타항공이 10월부터 기내 보조 배터리 사용을 금지한 가운데, 항공사들의 리튬 배터리 관련 규정이 강화되고 있다 / 픽사베이


이스타항공이 10월부터 기내 보조 배터리 사용을 금지한다. 일본, 미국 등 주요 항공사도 리튬 배터리 관련 규정을 마련하며 안전 운항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10월1일부터 국내·국제선 전 노선에서 휴대용 보조 배터리를 이용한 기기 충전을 금지한다. 기내 안전 관리 체계를 강화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로, 세 달간 시범 운영할 예정이다. 승객은 기내 반입이 가능한 보조 배터리를 소지하거나 좌석 앞주머니에 보관할 수 있지만, 이착륙 및 순항을 포함한 전 구간에서 충전은 전면 금지된다. 해당 내용은 공항 카운터와 탑승 게이트, 기내에서 반복 안내해 승객 혼선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실제로 지난 9월14일 후쿠오카발 인천행 이스타항공 여객기에서는 승객이 소지한 보조 배터리에서 연기가 발생했다. 승무원은 소화기를 사용하고 물이 담긴 비닐 팩에 배터리를 담가 화재로 번지지 않도록 조치했다. 이처럼 보조 배터리 화재 위험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해외 항공사들도 기내 보조 배터리 사용 제한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에미레이트항공은 10월부터 기내 사용을 전면 금지하고, 반입 가능한 최대 용량을 100Wh(약 20,000mAh)로 제한했다. 좌석 위 선반 보관도 금지해 좌석 밑이나 앞 좌석 주머니에만 둘 수 있다. 일본 국토교통성은 지난 7월부터 선반 보관을 금지하고, 100Wh~160Wh 배터리 팩 두 개만 반입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버진오스트레일리아항공은 시드니발 항공편 화재가 보조 배터리 때문으로 추정되면서 규정을 강화했고, 중국은 리튬 배터리 안전 문제로 미인증 제품의 국내선 반입을 전면 금지했다. 캐피탈항공, 스쿠트항공, 싱가포르항공, 베트남항공, 에어아시아, 에바항공 등도 기내 사용을 전면 금지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도 9월부터 ‘보조 배터리 기내 안전관리 대책’을 보완해 시행 중이다. 비닐봉투 제공을 중단하는 대신, 항공사 수속 카운터·보안검색대·탑승구·기내 등에서 필요한 승객에게 절연테이프를 제공한다. 국적 항공기는 초기 화재 진압 후 기기를 안전하게 격리·보관할 수 있도록 격리보관백(Fire Containment Bag)을 2개 이상 의무 탑재해야 한다. 또한 온도감응형 스티커를 기내 선반 외부에 부착해 온도 상승을 조기에 인지하고, 승무원 훈련 강화 및 국제 협력도 병행한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 건수가 지속 증가하고 있으며, 이미 해외에서는 기내 사용을 금지하는 추세”라며 “대부분의 사고가 충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만큼, 안전 운항을 위해 자체 규정을 도입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