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동이 훨씬 낫겠네”… 한 축제서 벌어진 4천 원짜리 김밥 논란

(여행지도 유시내 기자) 지난 10일 개막한 제64회 탐라문화제가 예상치 못한 논란에 휩싸였다.


보배드림 갈무리
보배드림 갈무리


문제의 발단은 13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올라온 ‘제주 4천원짜리 김밥’이라는 게시물이었다. 사진 속 김밥은 밥의 양이 과도하게 많고 속재료는 단무지와 약간의 어묵 정도에 그쳤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쌀은 풍년인가 보네”, “밥이 주인공이네”라며 비꼬는 반응을 보였다.


앞서 12일 중고거래 플랫폼 커뮤니티에도 비슷한 김밥 사진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이제 2줄에 8천 원이라니, 국물도 안 주신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순대 몇 조각에 2만 원으로 욕먹은 게 엊그제 같은데, 외국인 관광객도 많은 축제에서 이래도 되냐”고 지적했다.


이 게시글은 빠르게 퍼졌고, 댓글 창은 “제주 축제마다 꼭 이런 일이 생긴다”, “이건 지역 이미지에도 타격”이라는 반응으로 가득 찼다. 일부 이용자는 “냉동 김밥도 이보다는 낫겠다”는 혹평을 남기기도 했다.


당근 갈무리
당근 갈무리


김밥 논란은 단순한 가격 불만을 넘어 풍자와 비난의 대상으로 번지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쌀을 안 아끼는구나’라는 댓글이 밈처럼 확산되며 축제 운영진의 감각 부족을 꼬집는 사례가 이어졌다. 일부 시민은 “지역 주민이 함께 만든 축제라더니 결국 상업화로 변질됐다”고 비판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제주시 측은 13일 입장을 내놓았다. 시 관계자는 “문제가 된 음식은 김초밥 형태로 재료는 충분히 준비되어 있었으나, 여러 주민이 함께 만들다 보니 숙련도 차이로 인해 편차가 생긴 것 같다”고 해명했다.


이어 “일부 부스에서는 해당 김밥 판매를 어제(13일)부터 중단했다”며 “추후 재발 방지를 위해 판매자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논란은 단순히 ‘비싼 김밥’에 국한되지 않는다. 소비자들은 “문제는 가격이 아니라 방문객을 대하는 태도”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특히 “축제라는 이름 아래 장사만 남았다”는 비판이 이어지면서, 지역축제의 본질에 대한 회의론이 제기되고 있다.


제주 지역 축제는 매년 관광객 유치를 위해 규모를 확대해왔지만, 현장 판매가 과도한 상업 중심으로 흐르면서 본래의 취지를 잃고 있다는 지적이 반복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