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여름 성수기 특수는 이제 옛말인가? 수요 부진에 항공·여행사 모두 ‘쓴맛’


올해 7~8월 여름 성수기 성적표는 예견된 대로 수요가 높지 않았다. 경기 불황과 고환율, 일본 대지진설 등의 영향이다. 사진은 베트남 다낭 논 누억 비치 / 여행신문 CB
올해 7~8월 여름 성수기 성적표는 예견된 대로 수요가 높지 않았다. 경기 불황과 고환율, 일본 대지진설 등의 영향이다. 사진은 베트남 다낭 논 누억 비치 / 여행신문 CB


올해 7~8월 여름 성수기 성적표는 예견됐던 대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경기 불황과 고환율, 일본 대지진설 등의 영향이다.


저비용항공사(LCC) 대부분은 전년보다 못한 성적표를 받았다. 국적항공사 전체의 7월 여객수는 532만8,206명으로 전년동기대비 소폭(4.1%) 상승했다. 풀서비스항공사(FSC)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각각 4.6%, 1% 성장한 반면 LCC들은 희비가 엇갈렸다. 진에어, 이스타항공, 에어프레미아, 에어로케이는 지난해보다 여객수가 증가했지만, 제주항공, 에어부산, 티웨이항공, 에어서울은 감소했다. 특히 에어서울(-12.1%)과 에어부산(-12.5%)은 두 자릿수 하락률을 기록했다. 실제로 여러 항공사들이 7~8월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항공권 프로모션을 진행하기도 했다. 7월 일본 대지진설과 폭염 등으로 단거리 수요가 줄어든 영향이 컸다.


홀세일 여행사들 역시 마이너스 성적표를 받았다. 국제 정세 불안, 고환율, 전염병, 일본 대지진설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모두투어의 경우 올해 여름 성수기(7월19~8월20일) 모객실적은 전년동기 92%, 2019년 대비 72% 수준에 머물렀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일본과 동남아 지역은 지진설과 쓰나미, 폭염 등으로 여행심리가 위축돼 수요가 감소했다”라고 설명했다. 노랑풍선 또한 올해 여름 성수기 고객 증감률을 분석한 결과 전년대비 18.6% 감소했고, 2019년의 87.3% 수준에 그쳤다고 전했다. 하나투어와 교원투어 역시 전년보다 예약이 줄었다고 밝혀 올해 업계 전반적으로 유사하게 여행 수요가 감소했음을 뒷받침했다.


주로 단거리 목적지의 수요가 감소했다. 일본은 중국 무비자 정책, 대지진설 등으로 주춤했다. 한 여행사는 여름 성수기에 맞춰 홋카이도 전세기를 진행했지만, 기대만큼 좌석소진이 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필리핀 역시 세부·보라카이 등 휴양지가 가격 경쟁력으로 인기를 끌었으나, 최근 잇따른 사고로 사그라들었다. 반면 중국은 무비자 정책 덕분에 수요가 증가했다. 모두투어의 2025년 여름 성수기 지역별 모객 비중은 동남아(42.4%), 중국(22.6%), 남태‧미주(10.9%), 일본(10.2%), 유럽(9.9%)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9.4%의 비중을 차지했던 일본이 10.2%로 크게 떨어졌고, 동남아는 4.7%p 하락했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작년 말 발생한 계엄 사태와 제주항공 참사 등의 여파가 상반기 여행 심리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주었고, 소비 심리 위축과 일본의 잇따른 부정적 이슈 등으로 성수기 여행수요가 기대했던 것보다 크게 줄었다”라고 말했다.


대신 추석 연휴에 기대를 걸고 있다. 여행사들은 추석을 겨냥해 다양한 전세기 상품을 선보였다. 하나투어, 한진관광 등이 전세기 상품을 운영한다. 교원투어는 추석 연휴(10월3일~10월9일) 예약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 기간에 출발하는 패키지 예약 건수가 지난해 추석 연휴(9월14일~9월18일) 대비 34.5% 증가했다고 8월28일 밝혔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변수가 없다면 올해 4분기부터는 여행 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