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여행업계 개발자 모시기 열풍 소강?…AI로 대체 vs 지속 투자


여행업계의 개발자 채용 열기가 한풀 꺾였다 / Unsplash의 Shamin Haky 
여행업계의 개발자 채용 열기가 한풀 꺾였다 / Unsplash의 Shamin Haky 


여행업계의 개발자 채용 열기가 다소 누그러든 모습이다. 여행업계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었을 당시에도 개발 인력만큼은 유지했었고, 한때 역대급 처우를 제안하며 개발자 모시기에 열을 올렸지만 최근에는 소강상태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양상은 그동안 시스템 개발에 초기 투자가 필요했던 스타트업이나 신사업 개발을 위해 대대적인 시스템 개편과 정비가 필요했던 여행사들을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 플랫폼 관계자는 “2~3년 전만 해도 내부 개발자 인력은 35명 정도였으나 현재는 4명으로 줄여 운영 중”이라며 “이제는 사업 운영의 본질적인 시스템을 갖춘 상태로 자동화가 가능하고 줄어든 인력 공백은 AI가 대체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해당 플랫폼의 개발 인력은 불과 몇 년 사이 90% 가까이 감소한 것이다. 한 숙박 유통 솔루션 기업도 100명 가까이 채용했던 개발자 인력을 최근 1년 사이 약 75% 축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초부터 개발팀을 대상으로 수차례에 걸쳐 희망퇴직 접수와 권고사직을 진행한 중견 여행사도 있었다.


이들 기업에서는 빠르게 진화하는 AI를 실질적인 시스템 개발에도 활용할 수 있게 되면서 개발 인력을 축소할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이는 여행업계뿐만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메타플랫폼 등 미국 빅테크 기업에서도 벌어지고 있는 현상이기도 하다.


하지만 여행업계에서는 단순히 AI로 개발자를 대체한다기보다는 개발자들의 연봉 테이블 기준이 다른 직군보다 높게 형성된 만큼 올해 들어 실적 악화에 인건비 부담이 커진 기업들을 중심으로 개발자 채용 시장에 찬바람이 분 게 아니냐는 분석도 많다. 실제로 놀유니버스, 하나투어, 마이리얼트립 등 굵직한 기업들은 IT 인력을 축소하지 않고 공백이 생기면 충원하는 쪽으로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코로나19 이후 스톡옵션에 연봉 외 인센티브, 유연한 근무 환경, 여행 지원금 등 다양한 복지 제도를 걸고 이뤄졌던 수백명 단위의 대규모 채용은 찾아보기 어렵다. 한 OTA 관계자는 “새롭게 개발해야 할 것도 많고 기존 시스템을 보완, 개선하는 등 꾸준히 고도화해야 하기 때문에 개발 인력을 줄이기는 어렵지만 이전에 비해 채용 규모나 속도는 둔화됐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