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도 용태영 기자) 9월이 시작되면 제주는 계절이 바뀌는 소리에 맞춰 특별한 풍경을 준비한다.

여름 내내 뜨겁게 달아올랐던 대지가 식자, 단 3주 동안만 허락되는 하얀 꽃의 파도가 섬을 뒤덮는다. 사람들은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이 짧은 계절의 기적을 보기 위해 제주시 오라동으로 모여든다.
올해 ‘오라동 메밀꽃 축제’는 9월 13일부터 10월 3일까지 이어진다. 약 25만 평의 대지 위에 흩날리는 꽃잎은 단순한 장관을 넘어, 제주의 역사와 민속을 담은 살아 있는 무대다. 이곳은 유료로 개방되며,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풍경의 규모만으로도 이곳은 특별하다. 넓게 열린 산지에서 한쪽으로는 한라산의 능선이 장엄하게 솟아 있고, 반대편으로는 제주시 도심이 아기자기하게 펼쳐진다. 하얀 꽃밭 위로 푸른 하늘과 초록빛 산세가 겹쳐지는 장면은 사진 한 장으로 다 담기 어려운 압도적인 파노라마다.

특히 농지 자체가 관광지를 겸하는 구조라, 다른 계절에는 찾아볼 수 없는 ‘순간의 풍경’이라는 점에서 희소성이 높다. 꽃이 만개하는 시점은 그야말로 잠시 스쳐가는 자연의 장식품과 같다.
오라동 메밀밭이 다른 꽃 축제와 차별화되는 지점은 농업적 기능이다. 이곳은 1년 내내 관광객을 위한 공원이 아니라 실제 수확을 목적으로 한 경작지다. 축제가 끝나면 곧바로 메밀이 수확돼 음식 재료로 사용되며, 꽃밭은 다시 본연의 농지로 돌아간다.
따라서 관람객들이 마주하는 풍경은 단순히 ‘보여주기 위한 무대’가 아니라, 제주의 농업 순환 과정 그 자체다. 이 점은 많은 여행자들에게 또 다른 의미의 감흥을 준다.

올해 축제는 단 21일간만 진행되기 때문에 기간 내 방문이 중요하다. 제주시 중심지에서 차로 20분 남짓이면 닿을 수 있어 접근성도 뛰어나다. 공항과 가까워 여행 동선에 포함시키기 쉬우며, 넓은 무료 주차장도 갖춰져 있어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 적합하다.
성인 기준 입장료는 5,000원으로 책정돼 있으며, 운영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관광객의 집중 방문으로 혼잡할 수 있어, 비교적 이른 시간에 찾는 것이 여유 있는 관람에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