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도 유시내 기자) 서울 도심 한가운데, 감정의 속살을 마주할 수 있는 ‘이색 실내 체험’이 연인들 사이에서 조용히 입소문을 타고 있다. 비 오는 날, 더운 날, 굳이 밖으로 나가지 않아도 될 이유가 생긴 셈이다.

연남동의 ‘4233마음센터’는 단순한 데이트 공간이 아니다. “그 사람이 진짜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같은 묵직한 질문을, 놀이처럼 자연스럽게 던질 수 있는 이색 체험형 심리 공간이다.
이곳의 특징은 전문 상담자 없이, 두 사람이 주체적으로 참여한다는 점이다. 연인이든, 친구든, 심지어 직장 동료까지 관계에 상관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팔찌를 착용하고 입장하면 본격적인 체험이 시작된다. ‘네 옆의 나’, ‘나의 인생 지표’, ‘너와 나의 역할’ 등 총 8개 구역에서 주어지는 질문에 답하며 자신의 내면을 돌아보게 된다. 각 구역은 마치 미션형 게임처럼 구성돼 있어 긴장감 없이 몰입할 수 있다.

체험자들은 이 과정을 통해 무심코 지나쳤던 감정과 가치관을 들여다보게 된다. 예를 들어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삶의 키워드는 무엇인지”를 고르는 활동은 사소해 보여도 진지한 대화를 유도한다.
모든 답변은 팔찌에 실시간 저장되며, 마지막엔 이 내용을 바탕으로 한 결과 보고서를 제공받는다. 이 보고서는 단순한 분석이 아니라, 두 사람의 관계를 해석할 수 있는 대화의 문을 연다.
체험 코스 중 특히 주목받는 공간은 ‘채팅룸’이다. 한 공간 안에서 서로 마주 보지 않고 키보드로 대화를 나누는 방식은 솔직한 감정을 꺼내기에 적합하다.

연인 프로그램 <환승연애>에서처럼, 직접 눈을 마주치지 않고도 마음 깊은 이야기를 전할 수 있는 이 채팅 공간은 “서로를 진짜 이해하게 되는 순간”을 만들어낸다는 후기가 많다.
4233마음센터는 단순한 데이트 코스가 아니다. 오히려 ‘관계 안에서의 나’를 돌아보게 하며, 감정 소비를 넘는 정서적 체험을 가능하게 한다.
짧게 사귄 연인에게는 서로를 알아갈 수 있는 시작점이 되고, 오래된 커플에게는 관계의 내면을 되짚는 기회가 된다. 친구 혹은 가족과 함께 온 사람들 역시 같은 효과를 경험한다.

현재 서울 연남점을 비롯해 강남 압구정, 부산 수영구 광안동 등으로 지점이 확장되고 있다. 예약이 필수인 구조 덕에 체험 당일 복잡하지 않게 집중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운영시간은 매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저녁 9시까지로, 한적한 평일 낮이나 비 오는 주말에도 제격이다. 2인 체험권은 5만 원이며, 온라인 사전 예매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