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도 용태영 기자) 스타벅스가 결국 칼을 빼 들었다. 일부 고객의 과도한 매장 점유와 외부 음식 반입으로 인한 민폐 행위가 논란이 되자, 회사가 매장 운영 원칙을 대대적으로 손봤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13일부터 전국 매장에서 외부 음식과 음료의 섭취를 전면 제한하기 시작했다. 매장 곳곳에는 이를 알리는 안내문이 비치됐으며, 직원들이 직접 고객에게 반입 제한을 고지하고 있다.
스타벅스는 “모든 고객이 쾌적한 환경에서 머물 수 있도록 외부 음식 및 음료 취식을 제한하고 있다”고 밝혔다. 단, 유아를 동반한 고객의 이유식 섭취는 예외적으로 허용된다. 회사는 이 조치를 단순한 규제가 아닌 ‘공간 문화 개선’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이번 결정은 사실상 카페 문화를 뒤흔든 ‘카공족’ 문제와 맞닿아 있다. 노트북, 멀티탭, 프린터까지 챙겨와 장시간 머무는 이용객들로 인해 불편을 호소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일부 매장에서는 콘센트 주변 자리가 장시간 점유돼 다른 고객이 이용하기 어려운 상황이 반복됐다.
스타벅스는 이미 지난 8월, 개인용 전자기기와 칸막이 사용을 제한하고 공용 테이블 독점을 막기 위한 조치를 시행했다. 당시 회사는 “모두를 위한 공간이 특정 고객에게 점유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번 외부 음식 반입 금지는 그 연장선에 있다. 실제로 최근 일부 고객들이 배달 음식, 외부 커피 등을 매장에 들고 와 장시간 취식하는 사례가 잦아지며 ‘무질서한 공간 사용’이 문제로 떠올랐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를 단순한 불편 해소 이상의 신호로 해석한다. 카페가 더 이상 ‘무료 사무실’처럼 사용될 수 없다는 점을 명확히 한 것이다. 실제로 스타벅스는 전원 콘센트나 넓은 테이블을 갖춘 공간으로 ‘카공족’의 아지트로 불렸지만, 동시에 “커피 한 잔으로 하루 종일 머무는 건 불공평하다”는 불만도 쏟아졌다.
이런 갈등은 커피 문화가 ‘소비 공간’에서 ‘체류 공간’으로 변모한 시대적 현상을 보여준다. 스타벅스의 조치는 결국 ‘공간의 균형’을 되찾기 위한 시도로 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