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할 필요 없어요”… 부모님도 만족하는 해발 1,381m 단풍 케이블카

(여행지도 유시내 기자) 가을이 깊어지면 전국의 산은 저마다 붉은빛으로 타오른다. 하지만 단풍의 절정을 보기 위해 등산화 끈을 조여 매는 일은 더 이상 필수가 아니다.


가리왕산 케이블카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홍정표
가리왕산 케이블카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홍정표


강원 정선의 가리왕산 케이블카는 ‘걸음 대신 케이블’로 단풍의 중심에 닿을 수 있는 새로운 여행법을 제시한다.


‘2025~2026 강원 방문의 해’ 10월 추천 여행지로 선정된 이곳은 자연의 경관과 접근성을 동시에 갖춘 보기 드문 명소다. 새벽 출발과 교통 체증 없이, 단 20분 만에 해발 1,381m 정상에서 가을의 절정을 마주할 수 있다.


정선군 북평면 중봉길 41-35에 자리한 가리왕산 케이블카는 탑승 순간부터 특별한 경험을 예고한다. 길이 3.51km, 왕복 약 40분의 코스는 단순한 이동이 아닌 ‘공중 단풍 투어’에 가깝다. 유리창 너머로 펼쳐지는 풍경은 마치 거대한 수채화를 닮았다는 평가가 많다.


가리왕산 케이블카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홍정표
가리왕산 케이블카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홍정표


케이블카의 상부 정류장은 해발 1,381m, 쉽게 오를 수 없는 고도다. 이곳에는 2,400㎡ 규모의 생태탐방 데크가 조성돼 있다. 발아래로는 정선읍과 백두대간 능선이 한눈에 들어오고, 시야를 가로막는 것은 오직 바람뿐이다.


힘겹게 오르던 등산의 기억과는 전혀 다른 경험이다. 등산로의 좁은 시야 대신 360도로 펼쳐지는 단풍의 바다, 그 장관이 주는 감동은 압도적이다. 조선시대 산삼을 보호하던 ‘어삼 봉산’의 전설이 남은 산이기에, 이곳의 고요함에는 신성한 기운마저 감돈다.


가리왕산 케이블카의 또 다른 매력은 ‘누구나 오를 수 있다’는 점이다. 휠체어나 유모차 이용객도 불편함 없이 이동할 수 있도록 전 구간이 무장애 구조로 설계됐다.


가리왕산 케이블카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홍정표
가리왕산 케이블카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홍정표


고령의 부모님과 어린 자녀가 함께 단풍을 감상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여행지라는 점에서 가족 단위 방문객의 만족도가 높다. 체력이나 연령과 관계없이 ‘누구에게나 열린 가을산’이라는 점은 이곳만의 강점이다.


가리왕산 케이블카의 왕복 요금은 대인 15,000원, 소인 11,000원이다. 하지만 정선군은 지역 상권 활성화를 위해 ‘정선아리랑상품권’ 5,000원권을 탑승객에게 지급하는 한시적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실질적으로 1만 원 수준으로 즐길 수 있는 셈이다.


케이블카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행되며, 매주 월요일은 휴무다. 숙암역 기준 탑승 마감은 오후 4시, 매표 마감은 오후 5시다. 정선의 가을 일몰이 빠른 만큼, 오후 늦게 방문하면 탑승이 제한될 수 있다.


또한 기상 상황에 따라 운행이 중단될 수 있으므로, 방문 전 공식 홈페이지나 SNS를 통해 운행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