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두 달만 볼 수 있어요”… 2만 7천여 평 ‘이 꽃’으로 물든 붉은 정원

(여행지도 용태영 기자) 경기도 연천 임진강변이 올가을 붉게 물들었다. 한때 잡초와 외래종이 점령했던 땅은 지금, 불길처럼 타오르는 댑싸리 군락으로 변신해 방문객을 맞이하고 있다.


임진강 댑싸리정원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유훈근
임진강 댑싸리정원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유훈근


이번 전환은 단순한 조경 사업이 아니다. 군남댐 건설 이후 방치되던 땅을 주민들이 직접 가꿔낸 결과라는 점에서 더욱 특별하다. 돼지풀을 뽑아내고 씨앗을 심으며, 사라진 생태를 회복시킨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임진강 댑싸리정원은 2025년 9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단 두 달 동안만 개방된다. 입장료는 따로 없으며, 누구나 무료로 즐길 수 있다. 가을이 깊어질수록 녹색 댑싸리는 점차 붉게 물들며 극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댑싸리 2만 7천 그루가 빚어내는 색의 향연은 단순한 꽃구경을 넘어선다. 녹색에서 연붉은색, 진홍빛으로 이어지는 변화의 과정은 마치 살아 있는 대지 예술과도 같다. 여기에 코스모스와 백일홍, 버베나까지 더해져 공간 전체가 다채로운 색감으로 가득하다.


임진강 댑싸리정원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임태진
임진강 댑싸리정원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임태진


정원은 경기도 연천군 중면 횡산리 110번지에 위치한다. 무료 임시 주차장이 마련돼 있지만 주말에는 혼잡할 수 있어, 평일이나 이른 시간대 방문이 유리하다.


관람 시간은 별도로 정해져 있지 않다. 인공 조명이 없으므로 일출부터 일몰까지 자유롭게 둘러볼 수 있다. 특히 아침과 해 질 무렵은 햇살과 붉은 댑싸리가 어우러져 가장 빼어난 장면을 선사한다.


정원의 규모는 약 2만 5천 평으로, 전체를 걸으려면 꽤 시간이 소요된다. 대부분 평지로 구성돼 있지만 긴 산책을 위해서는 편안한 신발이 필수다. 편의시설은 점차 확충되는 단계이므로 간단한 준비물과 물을 챙기는 것이 좋다.


올가을, 짧지만 강렬한 붉은 장관은 두 달 동안만 허락된다. 주민의 손길이 빚어낸 이 특별한 풍경은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자연과 사람이 공존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상징적 공간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