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외국 로밍 데이터·문자 전면 차단… 관광객 폰 ‘먹통’ 사태 확산

러시아 모스크바 거리를 걷는 사람들의 모습이다. [ⓒPexels ‘Azamat Hatypov‘]
러시아 모스크바 거리를 걷는 사람들의 모습이다. [ⓒPexels ‘Azamat Hatypov‘]

러시아가 외국 이동통신사의 로밍 서비스를 전면 제한하면서 단기 여행자부터 장기 체류자까지 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외국 심(SIM)카드와 e심(eSIM)을 통한 데이터와 문자 서비스가 24시간 자동 차단되는 규제가 시행되면서, 관광객들은 ‘폰 먹통’ 사태에 직면했습니다. 현지에서는 보안 및 군사적 목적이 이유로 알려졌지만, 실생활의 불편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예고 없이 시작된 로밍 차단…음성통화까지 불안정

통화를 시도하는 사람의 모습이다. [ⓒPexels ‘cottonbro studio‘]
통화를 시도하는 사람의 모습이다. [ⓒPexels ‘cottonbro studio‘]

러시아 통신사들은 10월 6일부터 외국 심카드의 데이터 접속과 문자 서비스를 24시간 차단하는 정책을 시행했습니다. 러시아 통신망에 외국 심이 처음 연결되는 시점부터 자동으로 제한이 적용돼 카카오톡, 인증문자, 지도 앱조차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카자흐스탄 통신사 알텔은 “러시아 정부 기관의 요청에 따른 조치”라며 “데이터와 문자 서비스는 24시간 후 자동 복구되지만, 망을 재연결할 때마다 다시 차단이 발생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드론 공격 방지를 위한 조치

노을 진 하늘을 날고 있는 드론의 예시 사진이다. [ⓒPexels ‘JESHOOTS.com‘]
노을 진 하늘을 날고 있는 드론의 예시 사진이다. [ⓒPexels ‘JESHOOTS.com‘]

러시아 정부는 해외 심 연결을 활용한 드론 공격을 막기 위한 보안 조치라고 해명하고 있습니다. 러시아 디지털개발부는 “드론에 장착된 심카드를 통한 정보 유출을 차단하기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러나 이 조치는 관광객과 출장자, 특히 외국 대사관·언론인까지 포함된 광범위한 대상에게 적용되어 현지에서는 “컴퓨터뿐 아니라 스마트폰도 봉쇄됐다”는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습니다.​

 

공항 와이파이·은행 인증도 불가능

모스크바 국제공항 내부 전경이다. [ⓒPexels ’Ksenia I’]
모스크바 국제공항 내부 전경이다. [ⓒPexels ’Ksenia I’]

한국인을 포함한 해외 관광객과 체류자들은 완전 차단이 현실적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공항 와이파이를 써보려 해도 문자 인증이 막혀 아무것도 안 된다”거나 “현지 결제 서비스, 은행 앱, SNS 로그인까지 모두 불가능하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일부 방문객은 현지인에게 일시적인 핫스팟을 요청해 급히 대체 통신을 이용하는 등 불편이 극심합니다.

이 차단 조치는 음성통화만 잠시 허용되고, 하루 전송량 제한이 엄격히 유지돼 출장 중인 기업인이나 기자들에게도 업무 차질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현지·국제 통신사, 단기 여행객 대상 ‘임시심’ 논의 중

현지 통신 업계는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외국인 전용 일회용 심카드, 비상 데이터 상품 도입을 검토 중입니다. 하지만 러시아 내 심카드 구입은 여전히 까다롭습니다.

외국인은 여권 및 비자 등록, 생체인증 절차를 거쳐야 하며, 단기 체류자는 이 과정이 거의 불가능해 사실상 대체 수단이 전무합니다. 관광·통신 업계는 “사전 공지 없이 시행된 이번 조치가 글로벌 관광에 큰 제약이 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러시아의 이번 ‘24시간차단 정책’은 단순한 통신 불편을 넘어 사실상 정보 접속 제한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여행 또는 출장을 계획 중이라면, 로밍 의존보다 현지 통신 대책과 긴급 연락수단을 미리 마련하는 것이 필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