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도 유시내 기자) 제주시 한 상가에서 20대 여성이 만취 상태로 렌터카를 몰다 약국으로 돌진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26일 자동차 전문 커뮤니티 보배드림 공식 인스타그램에는 23일 오후 7시 40분쯤 조천읍의 한 상가 건물에서 일어난 사고 장면과 당시 상황을 전하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사고가 난 약국은 이미 영업을 마친 상태여서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출입문이 부서지고 약품이 흩어지며 현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사고 뒤 더 충격적인 운전자와 동승자의 태도
목격자 A씨는 사고 직후 가해자들이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오히려 동승자는 길가에 서서 담배를 피우고 침을 뱉는 등 비상식적인 행동을 보였다.
상황을 지켜보던 A씨가 운전자에게 술을 마신 것 아니냐고 묻자, 돌아온 대답은 “술 안 먹었고 신경 끄라”는 무례한 말이었다.
운전자의 태연한 반응은 현장을 목격한 이들에게 더욱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사고 직후 적극적으로 수습하지 않고, 오히려 비웃듯 대응한 태도는 음주운전에 대한 사회적 분노와 불안을 다시 한번 환기시켰다.

경찰 출동에도 버티기…측정 지연 전략
이후 경찰이 출동해 음주 측정을 요구했지만, 운전자는 측정기를 제대로 불지 않고 시간을 끄는 모습을 보였다. 목격자에 따르면 수십 분 동안 반복적으로 측정기를 교체하게 만들며 의도적으로 지연시켰다고 한다. 이런 행위는 음주운전 적발을 피하기 위한 고의적 지연 전략으로 해석됐다.
동승자의 행동 역시 문제였다. 경찰 신고가 이뤄지자 그는 매장 직원들을 노려보며 휴대전화로 촬영을 하는 등 위압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증언이 나왔다. 단순한 방관을 넘어선 행위라는 점에서 ‘음주운전 방조’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불과 1.5m 차이…자칫 대형 인명사고 될 뻔
목격자는 사고 당시 상가 안에 최소 10여 명이 있었고, 차량이 돌진한 지점은 불과 1.5m 떨어진 위치였다고 강조했다. 만약 약국이 영업 중이었다면, 혹은 차량이 조금만 더 깊숙이 들어갔다면 대형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었던 아찔한 상황이었다.
이후 가해자의 지인으로 보이는 사람들에게서 상가 매장으로 전화가 걸려와 심리적 불안감이 커졌다는 증언도 이어졌다. 피해자 입장에서는 단순한 사고를 넘어 2차적 위협까지 겪고 있는 셈이다.
면허 취소 수준 혈중알코올농도 확인
경찰 조사 결과, 운전자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8% 이상으로 면허 취소 기준에 해당하는 수치가 확인됐다. 결국 경찰은 운전자를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동승자에 대해서도 방조 혐의 적용 여부를 검토 중이다.
운전자는 조사에서 “술을 마신 상태에서 상가에 주차하려다 실수로 사고가 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사고 이후의 태도와 반복된 지연 행위는 단순한 실수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