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디언스리포트 용태영 기자) 강릉의 여름이 바다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이유가 있다.

강릉솔향수목원은 해안가와는 다른 서늘한 매력을 품은 채, 올여름 유난히 많은 발걸음을 끌어모으고 있다. 소나무 숲을 테마로 한 전국 유일의 수목원이라는 점이 그 이유다.
지난 6월 시작된 야간 개장은 한층 다양한 방문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7월까지 누적 야간 관람객이 2만2107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5000명가량 늘었다는 점에서 인기를 실감하게 한다. 이곳을 찾은 한 시민은 “해변보다 차분하고, 조명에 물든 소나무 숲이 더위를 잊게 만든다”고 전했다.

수목원은 계절에 따라 운영 시간이 달라진다. 3월부터 10월까지는 밤 11시까지, 11월부터 2월까지는 밤 10시까지 관람이 가능하다. 매주 월요일은 문을 닫지만, 야간 조명과 함께하는 숲길 산책은 평일과 주말 모두 높은 만족도를 보여준다.
낮 시간대의 수목원은 또 다른 풍경을 선사한다. ‘숲생태관찰로’와 ‘천년숨결치유의 길’에서는 풀 냄새와 흙 향기를 느끼며 걷는 사람들로 붐빈다. 초록버스를 타고 열대식물원까지 오르는 가족 단위 방문객의 발걸음도 꾸준하다.

방문객 구성은 세대를 가리지 않는다. 주차장은 오후 시간대에 이미 만차를 기록하고, 젊은 여행객들은 SNS에 올리기 좋은 장면을 포착하느라 분주하다. 반면 고령층은 숲길에서 천천히 시간을 보내며 자연의 기운을 즐긴다.
이러한 호응은 단순히 ‘특별한 피서지’라는 타이틀에 그치지 않는다. 강릉시는 강원도와 산림청과의 협의를 거쳐, 2025년부터 2030년까지 5년간 수목원 면적을 현재 78.6㏊에서 138.86㏊로 두 배 가까이 확장하기로 했다.

확장 부지는 강릉시 구정면 일원으로, 친환경 수목원 조성을 목표로 한다. 이는 단순한 규모 확대가 아니라, 다양한 식물 종과 체험 콘텐츠를 더해 사계절 방문객을 끌어들이는 전략의 일환이다.
관광 전문가는 “확장은 강릉 관광의 계절 편중 문제를 완화할 수 있다”며, 해변 관광과 내륙 관광을 연계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했다. 다만 인프라와 환경 보존의 균형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강릉솔향수목원은 이미 여름철 이색 피서지로 자리잡았다. 여기에 5년 뒤 확장된 숲이 더해진다면, 강릉의 여름 풍경은 지금보다 훨씬 다채로워질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