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만족도 100%”… 53년 만에 개방된 해안 트레킹 명소

(여행지도 용태영 기자) 한때 일반인의 출입이 철저히 통제됐던 삼척 덕봉산 일대가 최근 조용한 산책 명소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2021년 개방된 이후, 여름철 피서지로도 입소문을 타고 있다.


덕봉산 해안생태탐방로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김지호
덕봉산 해안생태탐방로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김지호


덕봉산 해안생태탐방로는 맹방해수욕장과 덕산해수욕장 사이, 군사보호구역으로 반세기 넘게 묶여 있던 구간을 53년 만에 조성했다.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덕분에 생태적 가치가 높게 보존됐다는 점이 특히 주목된다.


탐방로는 총 943미터로, 해안 코스 626미터와 정상으로 이어지는 내륙 코스 317미터로 나뉜다. 전체 구간은 평탄하게 정비되어 있어 유모차나 휠체어 접근도 가능할 정도로 접근성이 높다.


덕봉산 해안생태탐방로 - 삼척문화관광
덕봉산 해안생태탐방로 – 삼척문화관광


탐방로는 본래 섬이었던 덕봉산을 중심으로 이어진다. 덕산도라 불렸던 이곳은 세월 속에서 육지와 연결되어 현재의 형태를 갖췄고, 물더덩을 뜻하는 방언 ‘더멍산’에서 이름이 유래되었다는 설도 있다.


덕산해수욕장 입구에는 이 탐방로의 안내 지도가 설치되어 있다. 지도 앞을 지나 해변으로 내려서면, 얇고 구불구불한 외나무다리가 덕봉산과 이어지며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 다리는 단순한 연결 통로를 넘어, 사진 애호가들이 사랑하는 포토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덕봉산 해안생태탐방로 - 삼척문화관광
덕봉산 해안생태탐방로 – 삼척문화관광


외나무다리 위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감상 이상의 몰입을 이끈다. 펑퍼짐하게 펼쳐진 덕봉산의 실루엣, 그 뒤로 흐르는 바다와 마읍천이 어우러진 풍경은 마치 한 폭의 동양화처럼 펼쳐진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더 장관이다. 탐방로와 백사장이 병풍처럼 펼쳐지고, 그 너머 백두대간의 산세가 먼 수평선을 따라 그려진다. 짧은 거리지만 다양한 자연 지형이 밀도 있게 응축된 경로다.


무엇보다 이곳은 여름철에도 비교적 한적하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사람들의 발걸음이 다른 유명 해변이나 관광지로 향하는 사이, 덕봉산 탐방로는 여전히 조용한 숨구멍처럼 남아 있다.


덕봉산 해안생태탐방로 - 삼척문화관광
덕봉산 해안생태탐방로 – 삼척문화관광


도심의 소음에 지친 이들이 자연 속에서 천천히 걷고 싶을 때, 군더더기 없는 이 길은 오히려 고요한 위로로 다가온다. 그 점에서 덕봉산 탐방로는 더 많은 것이 아닌, 덜어낸 것의 가치로 다가오는 공간이다.


해안선을 따라 걷다 보면 조개류와 해조류를 관찰할 수 있고, 조용한 숲길에는 다양한 새소리가 들린다. 이곳은 단순한 트레킹 코스를 넘어서 생태 교육의 장으로도 가능성이 크다.


삼척시는 이 일대를 생태관광지로 지정해, 지역 고유의 지질과 해안 생태계를 보존하며 동시에 관광과 교육을 병행하는 방향을 모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