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다가 문득 마주치는 오래 된 돌탑과 불상, 그리고 그 위에 펼쳐진 예사롭지 않은 풍경. 국내에도 상상을 뛰어넘는 비밀스러운 사찰들이 곳곳에 숨겨져 있습니다. 다만 찾지 못했을 뿐이죠.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자연 속에 절묘하게 자리 잡은 모습, 수백 년을 이어온 전설과 함께해온 국내 사찰 명소를 소개합니다.
군위 삼존석굴 모전석탑

삼국시대에 축조된 석굴사원으로, 인공적으로 다듬은 암벽과 석굴 내부에 아미타삼존불상이 조각되어 매우 독특한 모습을 자랑합니다. 모전석탑은 흙벽돌을 모방해 석재로 쌓은 탑으로, 고대 신라의 독자적 석조기술과 창의성을 보여주는데요.
이 일대의 사적·예술적 가치로 ‘한국의 작은 석굴암’이라 불리며, 자연과 조화를 이룬 신비로운 분위기가 인상적입니다
와우정사

범상치 않은 이국적 풍경과 거대한 스케일, ‘개방형 사찰’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와우정사는 세계와 한국 불교를 이어주는 공간입니다. 12m 길이의 나무 와불, 세계 각지에서 가져온 돌탑, 남방식 불상과 코끼리상이 남북통일과 세계평화의 염원을 담은 거대한 메시지 같습니다.
한옥과 이국적 조각, 문화의 교류가 빚어내는 긴장감 속에서, 한국 불교의 세계화를 경험해 보세요.
만어사

산중 바위 위에 수천 개의 돌들이 물고기떼처럼 흩어져 있는 곳, 만어사. 전설에 따르면 연못 속 물고기들이 모두 돌로 변했다고 전해지며, 바위 하나하나가 소원을 담는 매개가 됩니다.
자연과 전설, 인간의 바람이 뒤섞인 이 공간은 돌과 물, 시간과 신화가 공존하는 독특한 사찰 경관으로, 보는 이마다 묘한 경외심과 호기심을 불러일으킵니다.
운주사

다듬지 않은 거대한 돌로 쌓인 석탑과 석불이 산비탈에 흩어져 있는 운주사. ‘천불천탑’이라 불리는 이 공간은 아직도 완성되지 않은 듯한 미스터리와 전설을 품고 있으며, 사찰 자체가 거대한 야외 전시장이자 세월과 신비가 공존합니다.
돌 하나, 탑 하나마다 지나간 세월의 흔적이 남아 있어,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경외감이 마음을 채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