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한 장이 목숨값으로…” 몽골 오랑터거 화산서 한국인 인플루언서 추락사

오랑터거 화산의 정상 부근에서 내려다본 드넓은 분화구 전경이다. [ⓒPexels ‘oidonnyboy‘]
오랑터거 화산의 정상 부근에서 내려다본 드넓은 분화구 전경이다. [ⓒPexels ‘oidonnyboy‘]

최근 몽골 오랑터거 화산에서 SNS 사진 촬영을 위해 분화구 가장자리에 접근한 한국인 인플루언서가 강풍에 휘말려 절벽 아래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숨이 멎을 듯 아름다운 경관 뒤에 숨어 있는 위험성과, 경계심 없는 인증 문화의 폐해가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번 사고는 여행자 모두에게 경각심을 일깨우는 사건으로 기록되고 있다.

 

절벽 가장자리서 셔터 누르다, 바람에 휘청… 끝내 추락

분화구 정상 인근은 절벽이 가파르고 바람이 거센 지역이다. [ⓒPexels ‘Cristian Bagnarello’]
분화구 정상 인근은 절벽이 가파르고 바람이 거센 지역이다. [ⓒPexels ‘Cristian Bagnarello’]

사고는 SNS에서 수십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한 한국인 여성 인플루언서가 오랑터거 화산 분화구 정상 부근에서 촬영을 시도하던 중 발생했다. 해당 지역은 화산 특유의 깎아지른 절벽이 이어지는 지형으로, 시야는 탁 트여 있지만 바람이 강하게 부는 것으로 유명하다.

당시 피해자는 삼각대를 세워 사진을 찍던 중 강풍에 중심을 잃고 그대로 수십 미터 아래로 추락했다. 현지 구조대가 즉시 출동했으나, 발견 당시 이미 사망한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풍경에 취한 사이, 안전은 뒷전”

사진 촬영이 유행하는 분화구 정상 모습이다. [ⓒPexels ‘Erik Chistov’]
사진 촬영이 유행하는 분화구 정상 모습이다. [ⓒPexels ‘Erik Chistov’]

몽골 오랑터거 화산은 트레킹 명소로 인기가 높지만, 분화구 가장자리는 가드레일이나 안전 펜스가 없는 경우가 많아 관광객 스스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SNS를 통한 ‘인증샷’ 문화가 확산되면서 위험 구간에 무리하게 접근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정상부는 고도가 높고 지형이 거칠어 강풍이 갑자기 불어오는 일이 잦은데, 이러한 환경을 간과하고 ‘사진이 잘 나오는 포인트’에만 집중한 것이 이번 사고의 결정적인 원인이 되었다는 지적이다.

 

현지 당국도 “위험 알렸다… 주의했어야”

분화구 외곽 지역에 위치한 위험 경고 안내판이다. [ⓒPexels ‘Channel Iskatel’]
분화구 외곽 지역에 위치한 위험 경고 안내판이다. [ⓒPexels ‘Channel Iskatel’]

현지 당국은 해당 지역에 이미 ‘위험 구간 접근 금지’ 등의 표지판을 설치해 두었으며, 트레킹 코스 내에서는 가이드를 동반한 이동을 권장하고 있다. 하지만 개별 여행자가 자유롭게 진입하는 구조상 이를 강제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몽골 외교부 역시 이번 사건 이후 “SNS 촬영 목적의 무리한 접근은 치명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재차 주의를 당부했다. 여행객 스스로의 책임 있는 판단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점이 강조되고 있다.

 

“인생샷보다 중요한 건 당신의 생명입니다”

인증 사진보다 안전을 우선해야 한다. [ⓒPexels ‘David Bartus’]
인증 사진보다 안전을 우선해야 한다. [ⓒPexels ‘David Bartus’]

이번 사고는 단지 한 사람의 비극이 아닌, 현대 여행 문화에 대한 경고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트렌디한 사진 한 장을 위해 목숨을 걸고 절벽 끝에 서는 일은 결코 합리적인 선택이 아니다. 여행의 본질은 새로운 곳을 안전하게 경험하고 돌아오는 것임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오랑터거 화산의 아름다움은 분명하나, 그 장관을 감상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안전이 우선되어야 한다. ‘인생샷’은 되돌릴 수 있지만, 생명은 한 번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