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도 유시내 기자) 가을은 나들이의 계절이지만 주차비와 입장료가 발걸음을 망설이게 한다. 그런데 서울 인근에서 주차 부담 없이 황금빛 꽃물결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바로 경기도 남양주에 위치한 한강공원 삼패지구다. 남양주시가 조성한 이곳은 7만 평 규모의 땅이 온통 황화코스모스로 물든 풍경으로, 입장료 없이 시민들에게 개방돼 있다.
삼패지구는 2010년대 초반 남양주시의 환경 정비 사업으로 태어났다. 당시 한강변을 시민들이 쉴 수 있는 여가 공간으로 바꾸려는 계획의 일환이었고, 지금은 산책로와 자전거 도로, 쉼터까지 갖춘 명소로 자리 잡았다.
관리된 녹지와 넓은 강변 덕분에 단순한 꽃밭이 아니라 도심 속 생태공원 역할까지 겸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삼패지구를 찾는 이들에게 가장 반가운 소식은 제1주차장의 무료 주차 혜택이다. 경기도 남양주시 고산로 254-2에 위치한 이곳은 첫 1시간이 무료다. 가볍게 산책하며 사진을 남기기에는 충분한 시간이다.
시간을 초과해도 요금은 10분당 200원, 1일 최대 5천 원에 불과해 서울 근교 나들이지로는 드물게 부담이 적다. 이런 정보 하나만으로도 방문 만족도가 크게 올라간다.
주차장에서 강변 쪽으로 몇 분만 걸으면 황화코스모스가 일렁이는 광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공원 안내도상 자작나무 길에서 물놀이장에 이르는 넓은 구간이 모두 꽃밭으로 채워져 있다.

삼패지구는 꽃구경에만 그치지 않는다. 잘 정비된 자전거 도로와 산책로는 강바람을 맞으며 달리기에 제격이다. 또 곳곳에 배치된 자작나무 숲과 피크닉 공간은 도심에서 벗어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쉼터가 된다. 특히 자전거 라이딩 후 꽃밭을 배경으로 휴식을 취하는 풍경은 이곳만의 묘미다.
황화코스모스는 보통 가을 한철에만 만개한다. 계절이 바뀌면 흔적조차 찾기 힘든 만큼, 지금의 광경은 일종의 ‘한정판 선물’이라 할 수 있다.
짧은 기간만 누릴 수 있는 이 풍경은 해마다 다시 돌아오지만, 그 순간을 놓치지 않는 것이 여행의 묘미이기도 하다.
황화코스모스만 보고 싶다면 제1주차장을 이용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다. 제2주차장을 이용할 경우 약 400미터를 걸어야 한다. 또 주말에는 방문객이 몰리므로 오전 시간대가 비교적 한산하다.
서울 도심에서 차로 30분 남짓 달리면 만날 수 있는 이곳은 비용 걱정 없이 가을 정취를 즐기기에 더없이 적합하다. 자연과 가까운 곳에서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삼패지구의 황금빛 들판은 올가을 놓치기 어려운 선택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