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옷 바람으로 공항에?”… 도저히 못 봐주겠다는 연예인 공항 패션 ‘논란’

(여행지도 유시내 기자) 배우 문가영이 지난 17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속옷처럼 보이는 의상을 착용하고 등장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유튜브 '디스패치 / Dispatch'
유튜브 ‘디스패치 / Dispatch’


2025년 9월 17일, 문가영은 돌체앤가바나의 슬립을 재킷 위에 걸친 채 출국길에 섰다. 해당 의상은 브랜드 공식 홈페이지에서 220만 원대에 판매되는 속옷 제품으로, 공공장소에서의 적절성 문제가 제기됐다. 특히 소셜미디어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너무 노출이 심하다”, “보는 사람이 다 민망하다”는 반응이 잇따랐다.


공항 패션은 2010년 전후로 신조어가 되며 대중화됐다. 원래는 해외 일정을 떠나는 스타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에서 출발했지만, 지금은 명품 브랜드와 연예매체가 결합한 상업적 이벤트 성격이 짙다. 일부 아이돌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협찬 제품으로 치장하고 출국길에 서며, 그 사진이 홍보 자료로 활용된다.


이 과정에서 팬들이 일정을 공유받고 공항에 몰리면서 촬영 현장은 ‘즉석 패션쇼’가 된다. 사진은 곧바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가고, 가격과 제품명이 정리되며 사실상 바이럴 광고로 기능한다.


돌체앤가바나
돌체앤가바나


문제는 이러한 패션 퍼포먼스가 일반 시민의 이동 공간인 공항에서 진행된다는 점이다. 실제로 최근 국제선 이용객 수가 급증하면서(국토교통부 집계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4600만 명 돌파) 혼잡이 극심한데, 연예인 팬클럽까지 몰리면 동선이 막히고 충돌이 빈번해진다.


경호 인력과 일반 승객 간 마찰도 종종 발생한다. 단순한 패션 홍보가 공항 전체 운영에 불편을 끼치는 구조라는 점에서 문제의식이 제기된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유튜브 댓글에는 “공항을 무상 광고 무대로 쓰는 셈”이라는 지적이 많다. 일부는 “협찬을 받아 홍보하는 건 업계 구조지만, 장소가 잘못됐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공항은 패션 브랜드의 무대가 아니라 시민이 안전하게 이동해야 할 공공시설이라는 주장이다.


유튜브 '디스패치 / Dispatch'
유튜브 ‘디스패치 / Dispatch’


반면 소수의 의견은 “브랜드 앰배서더로서 역할을 한 것뿐”이라며, 연예인의 책임보다는 산업 구조에 무게를 두기도 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시민 불편을 감수할 만한 정당성은 있느냐’는 반론에 직면한다.


단순히 노출 수위나 특정 연예인의 선택 문제가 아니다. 공항 패션이 지금처럼 광고 산업의 일부가 된 것은 연예계와 명품업계, 그리고 이를 적극 보도하는 매체가 맞물린 결과다. 홍보 효과는 크지만 비용은 들지 않는다는 점에서 브랜드가 선호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결국 이 구조가 유지되는 한, 공항 패션을 둘러싼 논란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 ‘연예인의 자유’와 ‘시민 불편’ 사이의 균형을 어디에 둘지가 향후 논쟁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