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도 유시내 기자) 2025년 추석 연휴는 10월 3일부터 9일까지, 주말과 연차 하루를 활용하면 최대 10일이라는 긴 여유가 생긴다.

이 시기를 틈타 국내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단풍과 억새, 고즈넉한 한옥마을, 그리고 바람 부는 해안길을 따라 가을의 정수를 느낄 수 있는 여행지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이맘때쯤 북적이지 않으면서도 계절의 진면목을 고스란히 만끽할 수 있는 곳을 찾고 있다면,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머무는 여행’을 고려해보는 것도 좋다. 아래 소개할 장소들은 짧은 방문보다는 하루쯤 여유를 두고 머물며 천천히 걸어볼 수 있는 가을에 최적화된 추천지들이다.
단풍 따라 설악으로, 걷기 좋은 국립공원의 계절
강원도 설악산국립공원은 매년 10월 중순쯤 단풍이 절정에 이르며, 추석 연휴 시기와 정확히 맞물린다. 케이블카로 오르는 권금성에서 바라보는 울긋불긋한 산세는 평소보다 훨씬 더 선명한 가을빛으로 물든다.
비선대, 천불동계곡, 울산바위 등 각각의 코스가 가진 특징 덕분에 당일 산책부터 본격적인 산행까지 선택의 폭도 넓다. 설악산은 특히 가을에만 허락되는 색채의 깊이가 다르기 때문에 ‘단풍 명소’라는 타이틀이 과장이 아니다

가을 바람 실은 갈대의 바다, 순천만
전남 순천의 순천만국가정원과 순천만습지는 10월이면 억새와 갈대가 바다처럼 출렁인다. 이 시기의 순천은 단순한 식물원이나 정원을 넘어 자연 전체가 살아 움직이는 듯한 느낌을 준다.
특히 순천만을 가로지르는 스카이큐브 모노레일을 타면, 붉은 빛 섞인 갈대밭 위를 지나며 영화 속 한 장면 같은 가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정적인 풍경을 감상하고 싶은 여행객에게는 이보다 더 완벽한 장소가 없다.

전통과 꽃길이 만나는 안동 하회마을
가을에 만나는 안동 하회마을은 단순히 고택 구경에서 그치지 않는다. 메밀꽃과 코스모스가 만발한 골목길은 고즈넉한 한옥과 어우러져 ‘한국의 가을’이란 말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다.
마을을 감싸 도는 낙동강 너머 맹개마을까지 발걸음을 옮기면 또 다른 풍경이 열린다. 차를 타기보다 자전거나 도보로 천천히 둘러보길 추천한다. 옛 정취를 머금은 공간에서 보내는 하루는 긴 연휴 중 가장 특별한 시간이 될 수 있다.

제주 올레길 트레킹
제주는 사계절 모두 아름답지만, 10월의 제주는 바람과 햇살이 가장 걷기 좋은 시기다. 유명 관광지를 피하고 싶다면, 해안선을 따라 조성된 ‘올레길’은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대안이다.
올레길 12코스 엉알해변에서 중문까지 이어지는 구간은 비교적 평탄하고, 해안절벽과 해녀마을이 이어져 있어 제주의 생생한 일상을 함께 느낄 수 있다.
자동차로는 스쳐 지나갔을 자연을 발로 천천히 밟아가며 마주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단순한 여행이 아닌 힐링의 시간을 원하는 이들에게 적합하다.

10월, 성수기 아닌 비성수기만의 여행법
추석 연휴라고는 하지만, 해외보다는 국내에서 가족 혹은 혼자 떠나는 여행이 상대적으로 한산하다. 특히 설악산과 제주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인기 여행지라도 평소보다 여유롭게 둘러볼 수 있는 시기다.
숙박이나 교통 예약도 9월 초 이전에 마무리하면 성수기보다 저렴한 요금으로 계획할 수 있으며, 여행객 밀도가 낮은 평일을 활용하면 더욱 여유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