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평균 생활비 80만 원”… Z세대가 꼽은 살기 좋은 도시 TOP 10

(여행지도 유시내 기자) Z세대가 선택한 ‘살기 좋은 도시’ 1위 자리에 태국의 수도 방콕이 이름을 올렸다. 여행보다는 정착을 전제로 한 이 설문 결과는, Z세대의 도시 선택 기준이 어디에 놓여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된 사진 - 여행지도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된 사진 – 여행지도


23일(현지시간) 미국 CNBC는 영국 여행잡지 타임아웃이 실시한 글로벌 설문조사 결과를 인용해, 1997년부터 2012년 사이 출생한 이들이 가장 선호하는 도시로 방콕이 꼽혔다고 보도했다.


행복도와 물가, ‘현실적 만족감’이 만든 압도적 1위


방콕이 상위권에 오른 이유는 단순히 관광 매력 때문이 아니다. 이번 조사는 음식, 나이트라이프, 물가, 삶의 질, 도시 분위기 등 실제 거주와 관련된 총체적 요인을 평가 기준으로 삼았다. 특히 방콕은 ‘삶의 만족도’ 항목에서 강점을 드러냈다.


응답자의 84%가 방콕에서 사는 삶에 대해 ‘행복하다’고 답했으며, 71%는 생활비가 저렴하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이런 결과는 단순한 이미지보다 실제 삶의 조건을 중시하는 Z세대의 성향을 대변한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된 사진 - 여행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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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생활비는 얼마? 수치로 본 ‘방콕의 경제성’


데이터베이스 플랫폼 넘베오에 따르면, 방콕에서 1인 기준 임대료를 제외한 월평균 생활비는 약 2만141태국바트, 원화로는 86만 원 안팎이다. 이는 미국보다 약 46% 낮은 수준이다. 임대료까지 포함하면 차이는 더 커진다.


실제로 방콕의 평균 임대료는 미국 주요 도시보다 68.8%나 저렴하다는 통계도 나왔다. 즉, Z세대에게 방콕은 ‘물가 대비 삶의 질’이 우수한 도시로 인식되고 있다는 점이 확인된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된 사진 - 여행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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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버른과 케이프타운, 문화와 다양성의 강자로 부상


2위를 차지한 호주 멜버른은 ‘문화’와 ‘포용성’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응답자의 96%는 멜버른의 예술 및 문화 인프라에 높은 점수를 줬으며, 77%는 다양한 배경을 존중하는 도시 분위기에 호감을 표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도 3위에 올랐다. 풍부한 자연과 저렴한 생활비, 문화적 활력이 고르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도시는 특히 자연과 도시가 공존하는 독특한 라이프스타일로 주목을 받았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된 사진 - 여행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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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세대 도시 선택 기준의 변화, “높은 연봉보다 지속 가능한 삶”


이번 조사의 의미는 단순한 도시 순위 이상이다. Z세대는 과거와 달리 ‘고소득’이나 ‘대도시’만을 좇지 않는다. 도시의 크기보다는 다양성, 비용, 공동체의 가치 등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이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멜버른의 월평균 생활비는 약 154만 원으로 뉴욕에 비해 33% 저렴하고, 임대료는 61% 이상 낮다. 고비용 구조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삶을 구축하려는 흐름이 명확히 드러난다.


관광보다 정착, 도시 이미지에 대한 Z세대의 ‘재정의’


흥미로운 점은 상위 10개 도시 중 절반 이상이 관광명소로 알려져 있지만, Z세대는 이를 ‘살기 좋은 곳’으로 새롭게 정의하고 있다는 점이다. 여행지가 아닌 생활공간으로서의 매력을 기준 삼아 도시를 평가하는 방식이다.


이번 순위에는 뉴욕(4위), 코펜하겐(5위), 바르셀로나(6위), 에든버러(7위), 멕시코시티(8위), 런던(9위), 상하이(10위)도 포함됐다. 문화와 소비, 일자리, 비용 등 다양한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도시 선택에도 ‘가성비’를 따지는 세대, 그들은 왜 방콕을 선택했나


Z세대는 더 이상 도시를 ‘기회의 땅’으로만 보지 않는다. 합리적인 물가, 내 삶에 맞는 속도, 나와 닮은 공동체가 있는지 등을 세밀하게 따진다. 방콕이 1위를 차지한 것은 단순한 트렌드가 아닌, 시대적 감수성의 반영이다.


그리고 이는 앞으로 도시가 자신을 마케팅하는 방식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Z세대는 이미 도시를 소비하는 방식조차 바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