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서 미국 가겠나? 잇따른 무리수 정책에 미국여행 부메랑 걱정


미국의 혼란한 비자 정책이 이어질 경우 인센티브 투어나 기업 출장 수요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픽사베이
미국의 혼란한 비자 정책이 이어질 경우 인센티브 투어나 기업 출장 수요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픽사베이


미국의 비자 정책을 둘러싼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MICE와 일반 여행 수요는 당장 큰 타격을 받지 않았지만, 장기적으로는 인센티브 투어나 기업 출장 수요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강력한 반이민 정책을 추진 중이다. 지난 9월4일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은 조지아주 서배나의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합작공장 건설 현장에서 불법체류자 단속을 벌였으며, 이 과정에서 한국인 근로자 317명이 일시적으로 체포됐다가 풀려났다. 전문직 취업비자인 H-1B 비자 수수료는 10만 달러(약 1억4,000만 )로 100배 수준으로 인상됐고, 9월30일부터는 ESTA(전자여행허가) 수수료도 기존 21달러에서 40달러(약 5만6,000원)로 두 배 오른다.


이번 조치가 당장 미국여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 올해 출발 고객은 이미 ESTA를 발급받았거나 9월30일 이전 발급을 안내받은 경우가 많아 큰 차질은 없기 때문이다. ESTA 수수료 인상분도 약 2만7,000원에 불과해 여행 수요 위축 요인으로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미국여행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누적될 경우, 장기적으로는 전 부문에 걸쳐 여행수요 위축이 불가피하다는 게 일반적인 전망이다. SM C&C 관계자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고환율과 비자 문제로 인센티브 투어 기획 담당자들이 미주 지역을 고려 대상에서 제외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기업 출장은 신중 모드로 전환되는 모습이다. 조지아주 배터리 합작공장 사건의 경우 ESTA나 단기 방문 비자(B-1·B-2)로 입국한 근로자들이 단속 대상이 됐다. ESTA는 간단한 절차로 신속하게 발급받을 수 있어 출장에서 관행처럼 활용됐으나, 불확실성이 커져 기업들이 파견을 최소화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 글로벌비즈니스여행협회(GBTA)는 미국 정부의 조치로 인해 기업들의 출장 횟수와 지출이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으며, 올해 4월부터 7월까지 미국에서 진행되는 회의가 취소되거나 온라인으로 대체되는 사례가 증가했다고 밝혔다.


한편 외교부는 지난 9월18일 ‘미국 비자 문제 개선을 위한 범정부 TF’를 발족하고, 기업의 비자 발급 애로 사항과 인력 파견 계획 등을 점검했다. 아울러 미국 측에 제기할 협의 과제와 대응 계획도 논의하며 비자 문제 해소를 위한 외교적 노력을 본격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