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도 용태영 기자) 제주의 서쪽 끝을 따라 달리다 보면, 바다 위 거대한 풍차들이 줄지어 서 있는 길이 나타난다.

이곳이 바로 신창풍차해안도로다. 푸른 바다와 하얀 풍력발전기가 만들어내는 이색적인 풍경은 드라이브를 즐기는 이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다.
해안선을 따라 펼쳐진 발전기는 바람을 품어 돌아가며, 그 아래로 에메랄드빛 바다가 부서진다. 길 끝에서 보이는 차귀도와 멀리 이어진 수평선은 마치 그림처럼 펼쳐져 운전자의 시선을 붙잡는다.
이곳의 매력은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바다의 표정에도 있다. 썰물 때는 이끼 낀 바위가 드러나 독특한 질감을 보여주고, 밀물 때는 바다가 발전기 아래까지 차올라 하늘과 맞닿는 듯한 장관을 만든다.

만조 시 일부 구간은 물이 넘칠 수 있어, 일정을 잡을 때는 물때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덕분에 같은 길을 달려도 매번 다른 풍경을 만나는 즐거움이 있다.
도로를 달리다 보면 ‘생태체험장’이라는 표지판이 보인다. 이곳에는 원담체험장, 자바리상, 작은 휴게 공간이 있어 가볍게 걸으며 사진을 남기기에 좋다. 특히 한산한 전망대에서는 탁 트인 해안선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신창해안도로는 일몰 명소로도 유명하다. 해가 바다로 떨어지는 순간, 풍력발전기의 실루엣이 붉게 물든 하늘과 어우러져 환상적인 장면을 만든다.

드라이브를 더 풍성하게 만들고 싶다면 인근 관광지를 코스에 넣는 것을 추천한다. 차로 10분 남짓 거리에 월령 선인장마을, 판포포구, 수월봉 고산기상대, 엉알해변 등이 있어 하루 일정으로 묶기 좋다.
여름철에는 시원한 바닷바람과 함께, 겨울철에는 파도 소리를 벗 삼아 달리는 길. 신창풍차해안도로는 사계절 각기 다른 매력으로 운전자와 여행객을 맞이한다.
변화무쌍한 바다와 거대한 풍차가 만들어내는 풍경은 단순한 드라이브를 넘어, ‘여행’ 그 자체로 기억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