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도 용태영 기자) 충청남도 서천군 장항읍에 자리한 장항송림산림욕장은 흔히 ‘장항 솔숲’이라 불린다.

숲과 바다가 맞닿아 있는 드문 지형 덕분에 사계절 내내 여행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특히 여름 끝자락이면 이곳은 보랏빛 꽃길로 환상적인 풍경을 자아낸다.
이번 해에도 ‘장항 맥문동 꽃축제’가 열린다. 서천군청에 따르면 축제는 2025년 8월 28일부터 31일까지 나흘간 진행되며, 장항송림자연휴양림 일대 3km 구간에 걸쳐 보랏빛 맥문동 군락이 장관을 이룬다.
장항송림산림욕장의 백미는 해안을 따라 길게 늘어선 해송 숲이다. 하늘을 가릴 만큼 빽빽하게 뻗은 소나무들이 3km 이상 이어지며, 그 사이를 걷는 순간 도시에서 잊고 지낸 고요함을 되찾게 된다. 바람에 흔들리는 솔잎 소리와 파도 소리가 겹쳐지며, 마치 다른 세계에 들어선 듯한 감각을 선사한다.

이 숲길은 인위적인 조형물 없이 자연 그대로 보존돼 있다는 점에서 더욱 특별하다. 마른 솔잎을 밟는 소리조차 하나의 음악처럼 들리며, 단순한 산책이 아니라 온전한 휴식의 시간을 만들어 준다.
8월 말이 되면 숲길은 보랏빛 융단을 깔아놓은 듯한 맥문동 꽃길로 변신한다. 꽃 사이를 거닐며 찍는 사진은 어느 각도에서든 감성을 자극해, 매년 많은 방문객들이 ‘인생샷 명소’로 꼽는다.
축제 기간에는 꽃 구경만이 전부가 아니다. 플리마켓, 지역 예술 공연, 아이들을 위한 체험 프로그램까지 마련돼 있어 가족 단위 여행객들에게도 만족스러운 시간을 제공한다. 하루가 짧게 느껴질 만큼 다채로운 콘텐츠가 준비되는 셈이다.

대부분의 해안 산책로는 방파제나 해산물 식당이 줄지어 있지만, 장항 솔숲은 다르다. 인위적인 시설 대신 모래사장과 해송만이 어우러져 있어 조용히 자연을 즐길 수 있다.
백사장은 단단해 걸을 때 부담이 없으며, 맨발로 걸으면 발바닥에 닿는 감촉이 색다른 즐거움을 준다. 여기에 소나무 향과 파도 소리가 겹치며, 일상에서 벗어난 특별한 시간을 만들어 준다.
이곳이 더 매력적인 이유는 접근성이다. 장항송림산림욕장은 입장료가 없고 제1부터 제4까지 무료 주차장이 마련돼 있다. 연중무휴로 운영돼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찾을 수 있다.
바다, 숲, 꽃축제를 한자리에서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은 흔치 않다. 장항 솔숲은 자연이 주는 선물을 그대로 간직한 채 여행객을 맞이하며, 짧은 휴식 이상의 특별한 기억을 남겨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