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료 0원, 감동은 만점”… 5만 평 붉은 댑싸리로 ‘인생샷’ 명소

(여행지도 용태영 기자) 경상남도 의령에선 올해 가을, 그 어떤 풍경과도 비교할 수 없는 붉은 물결이 펼쳐졌다.


의령 호국의병의 숲 친수공원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송재근
의령 호국의병의 숲 친수공원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송재근


‘코키아(Kochia)’로도 불리는 댑싸리는 여름엔 푸른빛을 띠지만, 10월이 되면 일제히 붉게 변한다. 빗자루처럼 둥글고 포근한 형태가 특유의 매력을 더한다.


의령 호국의병의 숲 친수공원(경남 의령군 지정면 기강로 538-54)에 자리한 댑싸리 단지는 약 5만1천 평 규모다. 축구장 14개가 동시에 들어갈 만큼의 넓은 부지 전체가 불타는 듯한 붉은빛으로 뒤덮였다.


이곳에서는 특별한 장비 없이도 ‘무보정 화보’가 가능하다. 오후 3시 무렵의 빛이 가장 아름답게 스며드는 시간으로 꼽힌다. 이때 방문하면 햇살이 댑싸리의 결을 따라 흐르며 빛의 농도를 바꾼다. 흰색이나 베이지톤 옷을 입으면 붉은 배경 속에서 인물의 실루엣이 돋보인다.


의령 호국의병의 숲 친수공원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박장용
의령 호국의병의 숲 친수공원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박장용


붉은 댑싸리 물결이 절정을 이루는 시점에 맞춰, 10월 3일부터 12일까지 ‘기강 리치 꽃축제’가 열린다. 지역 대표 행사인 ‘의령 리치리치 페스티벌’과 함께 진행돼 볼거리와 먹거리가 한층 다양해진다. 지역 농산물 전시, 플리마켓, 버스킹 공연 등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도 인기가 높다.


축제장을 따라 걷다 보면 댑싸리 외에도 다채로운 조연들이 함께 가을의 무드를 완성한다. 보랏빛 아스터 국화, 황화 코스모스, 핑크뮬리, 촛불처럼 피어난 맨드라미까지 서로 다른 색감이 겹겹이 얽혀 하나의 거대한 색의 향연을 이룬다.


축제가 끝나도 11월 2일까지 꽃단지는 계속 개방된다. 무엇보다 입장료와 주차료가 모두 무료다. 화려한 광고나 인위적인 조명이 아닌, 순수한 자연의 색과 빛으로 완성된 풍경을 누구나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진정한 ‘국민 명소’로 불린다.


의령 호국의병의숲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송재근
의령 호국의병의숲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송재근


짧은 가을이 아쉽다면, 지금이 바로 가장 좋은 시기다. 단 한 번뿐인 올해의 붉은 계절을 기록하고 싶다면, 의령 댑싸리 군락에서 그 답을 찾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