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도 용태영 기자) 거제도를 찾는 이들이라면 단 4km 떨어진 작은 섬 하나를 반드시 기억할 필요가 있다. 바로 외도 보타니아다.

경상남도 거제시 일운면 외도길 17에 자리한 외도 보타니아는 원래 사람이 살지 않던 섬이었다. 1969년 고(故) 이창호·최호숙 부부가 매입해 30여 년 동안 척박한 땅을 일구며 식물을 심은 끝에, 1995년 ‘외도자연농원’이라는 이름으로 문을 열었다.
외도 보타니아가 전국적으로 알려진 계기는 2002년 KBS 드라마 ‘겨울연가’ 마지막 회 촬영지로 쓰이면서다. 이후 일본과 중국 등지에서 팬들이 몰려들었고, 지금도 연간 백만 명 이상이 방문하는 거제도의 대표 관광지가 됐다.
외도는 서도와 동도 두 섬으로 이루어져 있다. 관광객이 오를 수 있는 서도에는 740여 종의 아열대와 희귀 식물이 자생한다. 평소 쉽게 볼 수 없는 은환엽유카리, 마호니아, 스파리티움 등이 조경과 어우러져 독특한 풍경을 완성한다.

야자수와 선인장이 늘어선 길을 걷다 보면 남해가 아닌 유럽 지중해 해안에 서 있는 듯한 착각이 든다. 리스하우스와 비너스 조각상이 자리한 ‘비너스 공원’, 편백나무 숲길을 오르는 ‘천국의 계단’은 사진 명소로 꼽힌다. 바다 건너 해금강과 대마도까지 시야에 들어와 남다른 풍광을 선사한다.
외도 보타니아는 유람선을 통해서만 들어갈 수 있다. 거제도 일운면, 장승포항, 구조라항 등 여러 항구에서 출항하며, 이동 시간은 약 20분이다. 입도 가능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 퇴장은 오후 5시 30분까지다.
입장료는 일반 11,000원, 청소년과 군경은 8,000원이며, 유람선 요금은 별도다. 연중무휴지만, 해상 날씨에 따라 운항이 중단되기도 해 반드시 출항 전 확인이 필요하다. 각 선착장에는 전용 주차장이 마련돼 있어 접근성도 좋은 편이다.

외도 보타니아는 자연 그대로의 동도와, 사람의 손길이 닿은 서도가 공존하는 독특한 형태다.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개인의 집념이 만들어낸 정원’이라는 점에서 방문객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평생에 한 번은 꼭 가봐야 할 섬’이라는 표현처럼, 외도는 단순한 여행지가 아니라 위로의 공간이 된다. 식물 사이를 거닐며 남해의 바람을 마주하는 순간,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잠시나마 마음이 편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