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 또 다른 매력, 섬투어 1탄 추자도… “이건 꼭 먹고 오세요”

(여행지도 용태영 기자) 제주 본섬에서 북서쪽으로 약 한 시간, 바다 위에 점처럼 흩어진 섬들이 모여 추자도를 이룬다.


추자도- 비짓제주
추자도- 비짓제주


이름은 예로부터 섬에 많았던 추자나무에서 유래했지만, 지금 이곳을 찾는 발길은 대부분 낚시와 미식의 매력 때문이다.


42개의 섬이 그린 바다 지도


추자도는 상추자·하추자, 그리고 주변 40여 개의 유·무인도로 구성된 군도다. 멸치잡이로 번성했던 과거를 지나, 현재는 돌돔·벵어돔·참돔 등 고급 어종이 풍부해 ‘바다낚시의 성지’라는 별칭을 얻었다. 해안 절벽과 몽돌해변은 계절마다 다른 풍경을 만들어낸다.


추자도- 비짓제주
추자도- 비짓제주


낚시꾼과 여행객이 공존하는 섬


섬 곳곳에 자리한 민박과 펜션은 낚시 장비를 갖춘 채 찾는 손님들로 분주하다. 하지만 추자도는 낚시만의 섬이 아니다. 영흥리·대서리 마을 벽화길은 소박한 생활 풍경을 보여주고, 천천히 걸을 수 있는 올레 18-1코스는 섬의 정취를 깊이 느끼게 한다.


추자도- 비짓제주
추자도- 비짓제주


미식의 계절, 참굴비


매년 10월 열리는 참굴비 축제는 섬 전체를 활기롭게 만든다. 갓 잡아 말린 굴비는 담백하면서도 깊은 풍미를 지녔고, 현지에서 맛보는 굴비정식은 그 신선함이 각별하다. 축제 기간에는 주민들이 직접 운영하는 장터도 열려, 제철 해산물과 특산품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추자도 오누이밥상 - 비짓제주
추자도 오누이밥상 – 비짓제주


숨은 명소를 찾는 재미


추자연도교를 건너면 봉글레산과 ‘눈물의 십자가’가 있는 전망대가 나온다. 이곳에서는 서해와 남해가 만나는 물살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바람에 깎인 해안 절벽과 모진이 몽돌해변은 사진가들이 사랑하는 장소다.


추자도- 비짓제주
추자도- 비짓제주


섬이 지키는 속도


추자도 여행은 성급히 훑고 지나기보다 느리게 머무는 것이 제격이다. 파도 소리와 함께 걷다 보면 도시의 빠른 호흡이 조금씩 느슨해진다. 섬 주민들이 여전히 바다와 맞닿아 살아가는 모습은, 관광지 너머의 ‘살아 있는 섬’을 보여준다.


낚시와 미식, 그리고 고즈넉한 마을 풍경이 공존하는 추자도는, 화려하지 않지만 오래 남는 여운을 준다. 이 섬에서 시간을 보내는 일은, 바다 위에서 숨을 고르는 경험에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