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도 유시내 기자) 제주 성산일출봉에서 중국인 관광객들이 전통의상 ‘치파오’를 입고 단체로 춤을 추는 영상이 퍼지며 온라인 여론이 갈렸다.

16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성산일출봉에서 단체로 춤추는 중국인들’이라는 제목의 영상에는 분홍색 치파오를 입은 여성 10여 명이 중국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모습이 담겼다. 그 앞에는 ‘예술단’이라 적힌 현수막을 든 남성 2명이 서 있었다. 영상은 빠르게 퍼져 수많은 댓글을 낳았다.
누리꾼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백두산에서는 태극기도 꺼내지 못하는데 제주에서는 왜 이런 장면이 방치되나”, “공공장소에서 큰 음악을 트는 건 예의가 아니다”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반면 “외국에서도 한국 단체가 한복 입고 공연하는 경우가 있다”, “중국 단체 관광객 사이에서 단체 퍼포먼스는 일종의 문화 트렌드”라는 의견도 있었다.
일부 이용자들은 “촬영용 콘텐츠로 보인다”며 실제 관광 방해보다는 SNS 콘텐츠 제작의 일환일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하지만 현장을 목격한 이들은 “사람들 사이를 가로막고 촬영해 불편했다”는 반응을 남기며 논란은 계속 확산됐다.
제주관광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를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약 190만7608명으로,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거의 회복했다. 이 중 중국인 관광객은 130만 명 이상으로 전체 외국인 방문객의 68%를 차지했다. 관광객의 급증은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동시에, 현지 주민과의 문화 마찰을 키우는 요인으로도 지목된다.
성산일출봉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명소로, 매년 수백만 명이 찾는다. 하지만 이처럼 다국적 관광객이 몰리는 곳일수록 ‘관광 예절’ 문제는 반복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논란이 단순한 민폐 논란을 넘어 ‘공공장소에서의 문화 표현 자유’를 어디까지 인정할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문화 퍼포먼스 자체를 금지할 수는 없지만, 관광지의 특성과 이용객의 안전·편의를 고려한 규범 마련이 중요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