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입장 모두 무료”… 단 20분 만에 정상에서 즐기는 억새 물결

(여행지도 용태영 기자) 제주 가을 풍경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장면이 있다. 바로 능선을 따라 은빛 억새가 물결치듯 흔들리는 모습이다.


새별오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라이브스튜디오
새별오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라이브스튜디오


그 중심에는 서부 지역을 대표하는 오름, 새별오름이 있다. 해마다 수많은 여행자가 이곳을 찾는 이유는 단순히 억새 군락을 보기 위해서만은 아니다.


지난 3월에도 이곳은 ‘2025 제주들불축제’로 전국적인 관심을 끌었다. 제주시가 주최하는 이 행사는 제주의 목축 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이어오고 있으며, 최근에는 안전과 환경 보호를 고려한 새로운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다. 억새와 더불어 문화적 체험까지 가능한 이곳은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서는 가치를 지닌다.


주차장에 도착하면 두 개의 선택지가 눈앞에 펼쳐진다. 서쪽의 가파른 계단길은 20분 안에 정상에 도달할 수 있는 ‘단기 집중 코스’다. 심장이 빠르게 뛰지만 정상에서 만나는 바람은 그만한 보상을 제공한다.


새별오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임명일
새별오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임명일


반대로 동쪽의 흙길은 완만하게 이어져 가족 단위 탐방객이 선호하는 ‘힐링 코스’다. 어느 쪽을 택하든 해발 519.3m 정상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같은 울림을 준다.


새별오름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가을 억새다. 10월 초부터 능선 전체가 은빛으로 빛나며, 바람이 불 때마다 억새가 살아 움직이듯 춤춘다. 오름 정상에 서면 은빛 바다와 함께 멀리 제주 바다까지 한눈에 담을 수 있어 사진 애호가들에게도 인기가 높다.


주차장과 입장은 모두 무료이며, 시간 제한 없이 개방돼 있어 새벽이나 해 질 녘에도 찾을 수 있다. 특히 일출과 일몰 시간대는 관광객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순간으로 꼽힌다. 별빛이 가득한 밤에는 이름 그대로 ‘별이 쏟아지는 오름’이라는 별칭이 실감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