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도 유시내 기자) 문경의 가을 풍경이 한층 특별해졌다. 지난해 처음 문을 연 가은읍의 문희농원이 18,000평 규모의 개미취 꽃밭을 공개하면서, 가을 여행객들의 새로운 발걸음을 이끌고 있다.

2024년 처음 외부에 공개된 문희농원은 개인 농장을 개방한 사례로, 문경시 가은읍 대야로 893-41에 자리한다. 개방 초기부터 SNS를 중심으로 입소문이 빠르게 퍼졌고, 올해 본격적인 개화기에 접어들며 본격적인 방문객 증가가 예상된다.
농원에 심어진 개미취는 보랏빛 물결을 이루며 가을 하늘과 맞물려 장관을 연출한다. 특히 9월 말에서 10월 초 사이가 가장 화려한 절정기여서, 이 시기 방문하면 드넓은 꽃밭의 진면목을 감상할 수 있다. 10월 중순까지는 개화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넓은 대지 곳곳에는 단순한 꽃밭 이상의 조경 요소도 숨어 있다. 주차장에서 꽃밭으로 이어지는 길에는 연못이 자리해 시각적 변화를 주고, 곳곳에 심어진 맨드라미꽃은 붉은빛을 더해 풍경에 입체감을 부여한다.

문희농원이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부담 없는 방문 조건이다. 입장료와 주차비가 모두 무료라는 점에서, 유료 입장이 일반적인 다른 꽃 명소와는 확연히 구분된다. 실제로 봉천사의 경우 성수기에는 입장료 1만 원이 책정돼 있는데, 문희농원은 비용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어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 매력적이다.
다만 농원 내부 주차 공간은 약 20대 규모로 한정돼 있어 주말에는 다소 혼잡할 수 있다. 평일 방문이 상대적으로 여유롭고, 꽃을 감상하며 사진을 찍기에도 적합하다.
문희농원의 단점이라면 입구가 도로변에 숨어 있어 쉽게 지나치기 쉽다는 점이다. 내비게이션을 활용하지 않으면 접근성이 다소 떨어질 수 있지만, 일단 도착하면 그 불편은 빠르게 잊힌다. 꽃밭과 어우러진 자연 풍광은 방문객에게 확실한 보상을 안긴다.

포토존 역시 인위적이지 않게 배치돼 있다. 바위 위에서 내려다보는 꽃밭 풍경은 과하지 않으면서도 인상적인 사진을 남길 수 있게 한다. ‘억지로 만든 관광지’라기보다는, 있는 그대로의 자연미를 유지하려는 주인의 의도가 드러난다.
문경의 대표 개미취 명소로 봉천사가 오랫동안 알려져 왔다면, 문희농원은 무료 개방이라는 차별성과 대규모 꽃밭 조성으로 또 다른 선택지를 제시한다. 아직 많은 이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만큼 혼잡하지 않고, 오히려 한적하게 자연을 만끽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