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도 유시내 기자) 한여름, 도심의 열기가 식지 않을 때 유독 눈에 띄게 예약이 몰리는 휴양림이 있다. 경북 봉화에 위치한 청옥산자연휴양림이다.

일반 휴양림과는 다른 위도와 고도, 그리고 전혀 다른 분위기의 캠핑 공간 덕분에 이곳은 ‘숲속 별장’이라 부를 만한 가치를 가진다.
청옥산자연휴양림은 해발 1,200m 인근에 자리한 고지대 산림 공간이다. 이 높은 고도 덕분에 한여름에도 평균 기온이 20도 전후로 유지되며, 캠핑객들 사이에선 “에어컨보다 피톤치드가 더 시원하다”는 말이 나온다.
실제 기온뿐 아니라 습도, 공기 질, 해충 밀도까지 일반적인 여름철 캠핑지와는 차원이 다르다. 특히 낮에는 그늘진 숲길, 밤에는 별이 쏟아지는 하늘이 자연 그대로의 냉각 시스템이 된다.
이곳이 이토록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캠핑장 구조에 있다. 청옥산자연휴양림은 국내 유일의 복층형 데크 캠핑존을 운영 중이다.

일반적인 평면 텐트 데크가 아닌, 위아래로 공간이 나뉜 구조 덕분에 가족 단위는 물론, 단체 방문객에게도 탁월한 활용성을 제공한다. 위층에 쉼터를 꾸미고, 아래층에 장비를 배치하는 식의 공간 분할이 가능하다.
휴양림 내에는 단순한 산책로 외에도 자연물로 진행되는 목공 체험 프로그램이 상시 운영된다. 구체적인 코스는 예약자 수에 따라 조정되며, 지역 목재를 활용해 실용적인 소품을 직접 만들어볼 수 있다.
산책 코스 또한 수준급이다. 숲길은 완만한 경사부터 본격적인 산행 구간까지 다양하게 구성돼 있어 체력과 목적에 맞게 선택 가능하다. 무엇보다도, 인위적 구조물이 적어 ‘있는 그대로의 숲’을 경험하기 좋다.
많은 자연휴양림이 ‘피톤치드’를 마케팅 키워드로 활용한다. 그러나 청옥산은 이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간다.

이곳의 핵심은 ‘얼마나 오래 머물 수 있는가’다. 야영장은 물론, 통나무 숙소까지 운영돼 장기 체류가 가능하며, 덕분에 주말 방문보다는 ‘일주일 살기’ 형태의 예약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봄에는 산벚꽃, 여름에는 녹음, 가을에는 단풍, 겨울에는 설경. 계절별로 전혀 다른 장면을 보여주는 점도 청옥산의 인기 비결이다.
특히 9월 중순부터는 아침 안개가 짙게 깔리며, 데크 위에 서 있으면 구름 위에 떠 있는 듯한 착각마저 들게 한다. SNS 감성사진이 아닌, 현실감 넘치는 ‘자연 연출’이 가능한 공간이다.
청옥산자연휴양림은 그 자체로 완결된 자연 시스템이다. 화려한 포토존이나 콘텐츠는 없지만, 필요한 건 모두 숲이 채워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