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 숲에 가을이 내려앉다” 산 전체가 빨갛게 물드는 등산 명소

10월 가을 여행지 추천, 오대산 단풍 / 사진=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마이픽쳐스

10월 가을 여행지 추천, 오대산 단풍 / 사진=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마이픽쳐스


가을이 깊어갈수록 강원도의 산들은 조금씩 붉은빛을 더해간다. 그중에서도 홍천 오대산 국립공원은 가을의 절정을 가장 먼저 맞이하는 곳이다. 천년의 세월을 품은 전나무 숲길을 따라 걷다 보면 발끝에서 바스락거리는 낙엽 소리마저 한 폭의 풍경이 된다.


10월 중순이면 산 전체가 붉게 물들고, 비로봉에서 내려다보는 능선마다 단풍이 구름처럼 피어오른다. 맑은 공기와 차분한 바람, 그리고 단풍이 쏟아지는 숲길은 도시의 시간과는 전혀 다른 속도로 흘러간다.


 


월정사 전나무길


월정사 단풍 / 사진=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강원지사 모먼트스튜디오

월정사 단풍 / 사진=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강원지사 모먼트스튜디오


오대산을 찾는 길의 시작은 언제나 월정사 전나무숲길이다. 오대천을 따라 약 1km 남짓 이어지는 이 길은, 가을이 되면 노란 햇살과 붉은 단풍잎이 전나무 사이로 스며들며 부드러운 빛의 터널을 만든다.


아침 이른 시간에 걷다 보면 물안개가 피어오르고, 전나무의 솔향기와 섞여 한층 깊은 고요함이 감돈다. 단풍은 10월 중순 무렵부터 절정을 맞는데, 전나무의 푸름과 단풍의 붉음이 대비되어 가을 오대산의 색을 가장 아름답게 보여준다.


 


상원사


상원사 단풍 / 사진=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이범수

상원사 단풍 / 사진=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이범수


월정사에서 이어지는 등산로를 따라 6km 남짓 올라가면 산 깊은 곳에 자리한 상원사에 닿는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동종이 보관된 이곳은 그 자체로 ‘천년의 시간’을 품은 사찰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가을이면 절집을 둘러싼 단풍나무들이 불길처럼 물들고, 절 마당에 떨어진 낙엽이 한층 고요한 분위기를 더해준다. 청량한 바람 속에서 들리는 범종 소리는 가을 오대산의 정수를 제대로 보여준다.


 


비로봉


오대산의 중심이자 가장 높은 봉우리인 비로봉(1,563m). 상원사에서 약 3km 구간은 비교적 완만한 능선길로, 단풍철에는 사방이 붉은빛이다. 정상에 오르면 동쪽으로는 설악산 능선이, 서쪽으로는 홍천의 산맥이 한눈에 들어오며 가을 하늘과 붉은 산이 맞닿은 장관이 펼쳐친다.


특히 일출 시각에는 구름 위로 떠오르는 햇살이 단풍잎에 반사되어 산 전체가 금빛으로 빛나는 순간을 만날 수 있다.


 


진고개 단풍길


오대산 단풍 / 사진=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강원지사 모먼트스튜디오

오대산 단풍 / 사진=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강원지사 모먼트스튜디오


비로봉에서 내려와 차량으로 이동하면 오대산을 가로지르는 진고개 도로(국도 6호선) 구간이 나온다. 이 도로는 ‘드라이브 단풍길’로 유명한데, 가을이면 산허리를 감싸는 단풍이 마치 물결처럼 흘러간다.


특히 진고개 정상 부근 전망대에서는 홍천 방향으로 끝없이 이어지는 붉은 능선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햇살이 기울어가는 오후 시간대, 차창 밖으로 스치는 단풍의 빛은 오대산 가을 여행의 마지막 인사처럼 느껴진다.



오대산은 ‘단풍 명산’이라는 말이 아깝지 않다. 월정사의 숲길에서 시작해 상원사의 고요를 지나, 비로봉의 능선을 따라 진고개로 이어지는 이 여정은 가을이 만들어낸 가장 완벽한 색의 순례다.


이번 가을, 오대산의 단풍과 함께 추억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