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년 동안 마을의 말을 들어준 나무” 가을 한정 경북 칠곡 여행지

칠곡 말하는 은행나무 / 사진=한국관광공사@TourAPI

칠곡 말하는 은행나무 / 사진=한국관광공사@TourAPI


경북 칠곡군 기산면, 이곳에는 천 년의 시간을 묵묵히 지켜온 거대한 은행나무 한 그루가 서 있습니다. 높이 약 30m, 둘레 7m의 칠곡 말하는 은행나무입니다. 대충 흟어 봐도 그 세월의 무게가 온전히 느껴지는 나무죠.


이 나무가 특별한 이유는 단순히 크기만 커서 그런 것이 아닙니다. “마을의 이야기를 듣는 나무”라는 제목처럼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이 나무를 ‘말하는 은행나무’라 불러왔습니다.


전해지는 이야기에 따르면, 예로부터 마을에 큰일이 닥치면 나무가 먼저 신호를 보냈다고 합니다. 바람 한 줄기, 가지의 떨림 하나에도 마을 사람들은 은행나무의 뜻을 읽어냈죠.


 


천 년의 수호자, 은행나무의 역사


천 년의 세월을 견딘 은행나무 / 사진=한국관광공사@TourAPI

천 년의 세월을 견딘 은행나무 / 사진=한국관광공사@TourAPI


이 은행나무가 자리를 잡은 곳은 신라시대 대가람이었던 대흥사가 있던 터입니다. 지금은 절의 흔적은 사라졌지만, 나무만은 그 시절의 숨결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칠곡의 하늘 아래 굳건히 자리하고 있죠.


기록에 따르면 이 나무는 고려 현종 9년(1018년) 무렵에 심어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천 년 세월 동안 단 한 번도 쓰러지지 않았고, 거대한 줄기는 오른쪽으로 나선형을 그리며 자라 그 자체로 생명력과 기운이 느껴집니다.


 


늦가을, 황금빛으로 물드는 시간


전국에서 가장 늦게 단풍이 든다고 한다 / 사진=한국관광공사@ToruAPI

전국에서 가장 늦게 단풍이 든다고 한다 / 사진=한국관광공사@ToruAPI


또한 나무는 전국에서 가장 늦게 단풍이 드는 은행나무로도 유명한데요. 수관이 높고 빛이 잘 들어서 다른 지역이 이미 겨울 옷을 입었을 때에도 이곳은 여전히 황금빛으로 물들죠. 정말 소원을 들어주는 것 같습니다.


가을 햇살이 가지 사이로 비칠 때쯤이면 노란 잎들이  마치 하늘에서 금빛 눈이 내리는 듯합니다. 그 모습에 매년 수많은 사진가와 여행자들이 찾아오곤합니다.


 


소원비는 은행나무 / 사진=한국관광공사@TourAPI

소원비는 은행나무 / 사진=한국관광공사@TourAPI


마을 사람들은 지금도 이 나무를 단순한 나무로 보지 않습니다. 누군가는 ‘수호신’이라 부르고, 누군가는 ‘소원을 들어주는 나무’라 부릅니다.


그래서 매년 가을이면 이곳엔 조용한 기도와 소망이 이어집니다. “올해도 무사히, 내년에도 건강히.” 천 년 동안 수많은 사람들의 바람을 들으며 자라온 나무는 오늘도 변함없이 마을의 중심에 서서, 그 모든 이야기를 듣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위치: 경상북도 칠곡군 기산면 지산로 331

관람 시간: 상시 개방

입장료: 없음

※팁: 가을 단풍은 11월 중순~말이 절정, 오전 햇살이 드는 10시~11시대 방문 시 가장 아름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