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콜릿 역사를 따라나서는 달콤한 해외 여행지 4

오늘날 즐기는 달콤한 초콜릿 역사의 시작은 생각보다 훨씬 오래되었다. 


기원전 1500년경 중앙아메리카에서 카카오나무를 처음 재배한 올메크 문명부터, 초콜릿은 간식이 아닌 ‘신성한 음료’로 시작했다.


마야와 아즈텍 문명에서 카카오는 화폐로 사용될 만큼 귀중했고, ‘쇼콜라틀’이라 불리는 쓴 음료는 왕족과 귀족, 전사들만이 마실 수 있었다. 아즈텍 황제 몬테수마는 하루에 50잔이 넘는 초콜릿 음료를 마셨다는 기록도 전해지고 있다.


16세기, 스페인 정복자들이 이 ‘검은 황금(카카오)’을 유럽으로 가져가면서 초콜릿의 역사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그리고 쓴맛 대신 설탕이 더해지면서 귀족들의 달콤한 사교 음료로 자리 잡았고, 19세기 산업혁명과 함께 고체 초콜릿이 탄생하면서 대중화의 길을 걷게 되었다.


5천 년의 긴 시간을 거쳐 전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초콜릿. 그 달콤함 뒤에는 문명의 흥망성쇠, 탐험과 정복, 그리고 혁신의 역사가 숨어 있다. 고대 문명의 유적지부터 세계적인 초콜릿 명가가 탄생한 도시까지, 초콜릿 역사의 현장을 직접 만나볼 수 있는 해외 여행지를 소개한다.


 


멕시코 오악사카

-초콜릿의 고향


초콜릿의 시초는  쓴 음료였다 / Designed by Freepik

초콜릿의 시초는 쓴 음료였다 / Designed by Freepik


달콤한 바 초콜릿 역사가 시작된 곳은 멕시코 오악사카 지역이다. 기원전 1500년, 올메크 문명이 카카오를 처음 재배한 이래 마야와 아즈텍 문명은 카카오를 ‘신들의 음식’으로 숭배했다.


고대 문명에서 카카오가 화폐나 신성한 의식용 음료로 쓰이던 역사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오악사카에서는 카카오를 갈아 설탕이 아닌 계피, 아몬드, 고추 등을 넣어 마시던 전통 방식의 ‘쇼콜라틀’을 맛볼 수 있다.


특히 멕시코시티의 국립인류박물관에서는 카카오 열매를 갈던 고대 도구인 ‘메타테’와 초콜릿 음료를 담았던 도자기, 그리고 아즈텍 황제 몬테수마가 금잔에 담아 마셨다는 유물도 생생하게 관람할 수 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유럽 초콜릿의 첫 관문

 


유럽 초콜릿의 첫 관문은 바르셀로나에서 시작됐다 / 사진=unpalsh@cyrus gomez

유럽 초콜릿의 첫 관문은 바르셀로나에서 시작됐다 / 사진=unpalsh@cyrus gomez


1528년, 스페인 정복자 에르난 코르테스가 아즈텍 제국에서 카카오 원두를 들고 돌아온 곳이 바로 스페인이다. 처음에는 너무 쓰다며 외면받던 초콜릿에 설탕을 곁들여 먹었는데, 의외로 맛이 훌륭했다고 전해진다. 이를 통해 유럽 귀족 사회를 사로잡았다. 


이처럼 초콜릿이 유럽에 정착하게 되는 과정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곳도 있다. 바로 바르셀로나의 초콜릿 박물관. 17~18세기 스페인 왕실에서 사용하던 은제 초콜릿 포트, 화려한 초콜릿 컵 세트, 그리고 초콜릿으로 만든 놀라운 예술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마지막으로, 고딕 지구를 거닐다 간판 없는 초콜릿 가게를 만났다면 최소 100~200년 된 유서 깊은 장소임이 틀림없을 것이다.


 


스위스 브베[Vevey]

-밀크 초콜릿 탄생


밀크 초콜릿의 탄생한 곳이 바로 스위스다 / Designed by Freepik

밀크 초콜릿의 탄생한 곳이 바로 스위스다 / Designed by Freepik


1875년, 알프스의 아담한 마을에서 초콜릿 역사의 가장 중요한 혁신이 일어났다. 초콜릿을 ‘음료’에서 ‘고체 간식’으로, 그리고 ‘귀족 음식’에서 ‘대중 음식’으로 바꾸어 놓은 혁신이 이 작은 마을에서 시작됐다.


바로 다니엘 페터가 앙리 네슬레의 응축 분유 기술과 초콜릿을 결합해 세계 최초로 밀크초콜릿을 만들어낸 것이다. 이전까지 초콜릿은 주로 다크 초콜릿과 음료로 즐겼지만, 이 밀크초콜릿의 발명으로 인해 스위스가 대표적인 생산지로 자리 잡는 계기가 되었다.


 


벨기에 브뤼셀

-초콜릿 예술의 중심


브뤼셀은 프랄린을 통해 초콜릿 예술을 시작했다 / 사진=unplash@Salah Ait Mokhtar

브뤼셀은 프랄린을 통해 초콜릿 예술을 시작했다 / 사진=unplash@Salah Ait Mokhtar


초콜릿 역사의 마지막 장소는 벨기에의 수도 브뤼셀로 떠나보자. 브뤼셀 그랑플라스 주변 생 위베르 갤러리에는 피에르 마르콜리니, 고디바, 노이하우스, 레오니다스 등 세계적인 초콜릿 브랜드의 본점이 자리해 있다.


그렇다면 벨기에가 왜 초콜릿 예술의 정점이라 불리는 것일까? 바로 프랄린이다. 1912년 장 뇌하우스가 발명한 프랄린(얇은 초콜릿 껍질 안에 부드러운 필링을 채워 넣는 기술)을 통해 초콜릿을 보다 정교한 디저트로 만들었다.


먹기 아까울 정도로. 브뤼셀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이 달콤한 초콜릿은 빠질 수 없는 디저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