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도 유시내 기자) 낮에는 평범한 어촌의 정취를 간직한 영흥도가 밤이 되면 전혀 다른 얼굴을 드러낸다. 서해의 고요한 수평선 위로 푸른빛을 뿜어내며 거대한 고래가 떠오르는 듯한 장관이 펼쳐지는 것이다.

이 비현실적인 풍경의 주인공은 인천 옹진군 영흥면 진두항에 자리한 ‘반딧불이 하늘고래 스카이워크’다. 단순한 해상 산책로가 아니라, 전설과 현대 건축미가 결합한 공공 예술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스카이워크의 길이는 약 180m, 폭은 3m로 설계됐다. 그러나 일반적인 스카이워크처럼 아찔한 투명 바닥 대신, 미끄럼 방지 재질을 사용해 누구나 안정적으로 걸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 덕분에 고소공포증이 있는 방문객이나 유모차를 동반한 가족, 반려견과 함께하는 이들까지 불안함 없이 바다 위 산책을 즐길 수 있다. 관광지가 ‘스릴’에만 집중하지 않고 ‘포용성’을 담아낸 사례라 할 만하다.

곡선으로 이어진 다리를 걷다 보면 어느 순간에는 진두항의 소박한 어촌 풍경이, 또 다른 순간에는 영흥대교의 웅장한 자태가 파노라마처럼 시야를 채운다. 바람에 따라 반짝이는 수면과 어울리며 걸음마다 다른 풍경이 나타난다.
특히 야간 조명이 모두 켜지면 푸른빛 스카이워크와 영흥대교의 다채로운 조명이 어우러져 장대한 서해 야경을 연출한다. 사진 애호가들이 찾는 이유도 바로 이 장면 때문이다.
이곳을 제대로 즐기려면 시간을 잘 맞춰야 한다. 가장 매력적인 순간은 해가 지는 일몰 직후다. 붉은 석양이 바다를 물들인 뒤, 어둠이 내려앉으며 조명이 차례로 밝혀질 때 비로소 진정한 ‘하늘고래’가 완성된다.

경관 조명은 오후 10시까지만 운영되므로, 늦게 도착하면 불빛 없는 바다만 마주할 수도 있다. 방문 전 반드시 시간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