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계 이황도 반한 곳… 가을 단풍보러 계곡 트래킹은 어떠세요?

(여행지도 유시내 기자) 깊어가는 가을, 경상북도 영주시 순흥면에 위치한 죽계구곡은 계곡물 소리와 단풍이 어우러진 대표적인 트레킹 명소다. 


죽계구곡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양지뉴필름
죽계구곡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양지뉴필름


죽계구곡은 배점리에서 초암사까지 이어지는 계곡으로, 아홉 구간마다 이름이 붙어 있으며 각 지점마다 경관이 달라 걷는 재미가 크다. 바닥까지 투명하게 비치는 계류와 붉게 물든 단풍이 가을철 가장 큰 매력을 더한다.


10월 중순부터 말까지가 단풍의 절정기다. 이 시기에는 계곡 주변 숲이 붉은빛과 노란빛으로 물들어 마치 산 전체가 화폭처럼 펼쳐진다. 특히 계곡 물 위로 흘러내린 단풍잎은 그림 같은 장관을 만들어내며 사진 애호가들에게도 인기다.


편도 약 1시간이면 완주할 수 있는 가벼운 코스로, 무리 없는 산책을 원하거나 가족 단위 여행객에게 적합하다. 걷는 길목마다 바위와 얕은 물가가 있어 잠시 쉬어가거나 발을 담그며 휴식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죽계구곡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양지뉴필름
죽계구곡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양지뉴필름


죽계구곡의 마지막 지점은 소백산 기슭에 자리한 초암사다. 신라시대 의상대사가 초막을 지냈던 자리에 세워진 사찰로, 6·25 전쟁 당시 훼손되었다가 복원 과정을 거쳐 오늘날 다시 찾는 이들을 맞이하고 있다.


초암사 주변에는 국망봉, 비로봉 등 소백산 주요 봉우리로 이어지는 등산로도 연결돼 있어 체력과 일정에 따라 긴 코스로 확장해 즐길 수 있다. 단순한 산행을 넘어 역사와 명상의 의미를 함께 경험할 수 있는 지점이다.


죽계구곡 인근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소수서원과 통일신라시대의 명찰 부석사가 있어 하루 일정으로도 다양한 체험이 가능하다. 가을철 단풍이 절정일 때는 이들 문화유산과 함께 탐방하면 여행의 밀도가 높아진다.


죽계구곡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양지뉴필름
죽계구곡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양지뉴필름


영주시는 매주 일요일 ‘선비 코스 시티투어 버스’를 운영하며, 죽계구곡 걷기 체험도 일정에 포함돼 있다. 차량 이동이 불편한 방문객도 손쉽게 참여할 수 있어 접근성이 높다.


트레킹을 시작하려면 배점리 초암사 주차장을 이용하는 것이 가장 편리하다. 주차장은 승용차에서 대형버스까지 수용 가능하며, 소형 차량은 4천 원 정도의 요금이 부과된다.


계곡을 즐기는 데 필요한 별도의 입장료는 없으나, 가을철 주말에는 이용객이 몰리기 때문에 오전 시간대 방문을 권장한다. 특히 단풍 절정기에는 주차장이 빠르게 만차가 되므로 미리 일정을 조율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