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면적 1.5배가 잿더미로…” 75년 만의 참사, 프랑스 남부 산불의 충격

산불 진화작업 중인 소방관의 모습이다. [ⓒPexels ‘RDNE Stock project‘]
산불 진화작업 중인 소방관의 모습이다. [ⓒPexels ‘RDNE Stock project‘]

2025년 8월, 프랑스 남부 오드(Aude) 지방에서 시작된 산불이 일주일 가까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며 1949년 이후 75년 만에 최악의 피해를 기록했습니다. 프랑스 산불 역사상 가장 심각한 이번 재해로 인해 파리 면적의 1.5배에 해당하는 산림과 주거지역이 전소되었고, 프랑스 사회 전체가 기후위기의 현실을 다시금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피해 지역은 한순간에 폐허로 변했으며, 2,000명이 넘는 주민들이 집을 떠나야 했고, 프랑스 정부는 국가 자원을 총동원하여 긴급 대응에 나섰습니다.

 

기후변화가 부른 초대형 산불

고온·건조한 기후에서 빠르게 번지게 된 불. [ⓒPexels ‘Vladyslav Dukhin’]
고온·건조한 기후에서 빠르게 번지게 된 불. [ⓒPexels ‘Vladyslav Dukhin’]

이번 산불은 단순한 자연 재난이 아니었습니다. 수년간 지속된 가뭄과 이상 고온, 그리고 강풍이라는 악조건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산불의 확산 속도는 예상을 뛰어넘었습니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가 가져온 구조적 문제를 지적하며, 특히 산림 완충 역할을 해오던 일부 포도밭이 최근 경제성 문제로 감소한 것도 확산에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합니다. 산불은 불과 며칠 만에 16,000헥타르, 약 160㎢의 면적을 태웠으며, 이는 단일 화재 기준으로 유럽 내에서도 손에 꼽히는 수준의 피해 규모입니다. 프랑스 환경부는 이를 “기후위기의 직접적 산물”이라 밝히며 국가적 대책이 시급하다고 경고했습니다.

 

진화 인력 2,000명 투입…헬기까지 총동원

프랑스 소방대원이 화재 현장을 진화하는 모습. [ⓒPexels ‘jane grn‘]
프랑스 소방대원이 화재 현장을 진화하는 모습. [ⓒPexels ‘jane grn‘]

프랑스 정부는 산불 발생 직후 국가 재난 경보를 발령하고 대대적인 진화 작업에 돌입했습니다. 약 2,000명의 소방관과 600대 이상의 차량, 수십 대의 소방 항공기와 헬기가 동원되었으며, 진화 작업은 연일 이어지는 폭염 속에서도 강행되었습니다. 그러나 초기에 불길은 강풍을 타고 광범위하게 퍼지며 도로와 주택가, 농장 지역까지 위협했고, 주불이 잡힌 이후에도 고온 건조한 날씨 탓에 재발화 가능성이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습니다. 현재도 해당 지역 전역에는 소방관과 경찰 인력이 배치되어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한 순찰과 감시 활동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주택 36채 전소, 2천 명 대피…삶의 터전 잃은 사람들

산불로 전소된 마을과 대피 중인 주민들. [ⓒPexels ‘Recep Tayyip Çelik’]
산불로 전소된 마을과 대피 중인 주민들. [ⓒPexels ‘Recep Tayyip Çelik’]

이 산불로 인한 인명 피해도 적지 않았습니다. 공식 집계에 따르면 1명이 사망하고, 18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습니다. 또한 36채 이상의 주택이 전소되며, 약 2,000명의 주민들이 긴급히 대피했고, 5,000가구 이상이 정전 등의 인프라 피해를 겪었습니다.

현재 일부 지역은 여전히 전력과 통신이 복구되지 않아 정부가 임시 대피소를 운영 중이며, 피해 주민들에겐 복구 지원과 긴급 생활자금이 우선 지급되고 있습니다. 프랑스 대통령과 총리는 즉시 현장을 방문해 위로를 전하고, 장기적인 복구 로드맵 수립을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주민들 사이에서는 기후위기에 대한 정부의 대응이 너무 늦었다는 불만도 나오고 있습니다.

 

“1949년 이후 최악” 유럽 전역 기후위기 경고

소방헬기를 동원해 불을 끄는 모습이다. [ⓒPexels ‘Yuri Meesen‘]
소방헬기를 동원해 불을 끄는 모습이다. [ⓒPexels ‘Yuri Meesen‘]

프랑스 환경부는 이번 산불을 “1949년 이후 최악의 화재”로 공식 규정하고, 이는 단지 프랑스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올여름 유럽 지중해 연안 지역에서는 이미 9,000건이 넘는 산불이 발생해 대륙 전체가 고통을 겪고 있으며, 극심한 기후변화와 건조한 지중해성 날씨가 겹쳐 언제든 비슷한 규모의 재난이 반복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실제로 스페인, 이탈리아, 그리스 등에서도 동시다발적인 산불이 보고되며, 유럽 연합 차원의 통합 대응과 산불 감시 시스템 구축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프랑스 남부를 휩쓴 이번 산불은 단순한 자연재해를 넘어, 인류가 기후위기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를 묻는 상징적인 사건이 되었습니다. 기후변화에 대비한 조기경보체계, 산림 관리 방식 재정비, 국가 간 협력 등 근본적 대응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이와 같은 재앙은 반복될 수밖에 없습니다. 남부 프랑스의 산림이 불타면서 세계는 다시 한번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실감하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