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발 900m 억새 파도… 초보자도 오를 수 있는 가을 명소

(여행지도 용태영 기자) 가을이 무르익으면 전국의 산악 애호가들이 눈길을 모으는 곳이 있다. 바로 울산 영남알프스의 간월재다. 


간월재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라이브스튜디오
간월재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라이브스튜디오


이곳은 울산 12경 중 하나로 꼽히며, 신불산과 간월산 사이 잘록한 안부에 자리한다. 억새 군락지는 약 33만㎡, 면적으로 환산하면 10만 평에 달해, 발길 닿는 곳마다 억새가 바람에 흔들리는 장관을 만들어낸다.


간월재로 향하는 길은 다양하지만, 체력 부담이 적은 코스로 꼽히는 건 ‘배내골 사슴농장’에서 시작하는 임도다. 출발 지점인 배내2공영주차장은 무료로 운영되지만 주말 아침에는 빠르게 만차가 되므로 서두르는 게 좋다.


주차장에서 간월재 휴게소까지는 약 6km, 성인 기준 두 시간이면 도착한다. 대부분의 길이 완만한 경사로 되어 있어, 전문 등산 장비 없이 운동화만으로도 오를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숲길을 따라 걷다 보면 어느 순간 시야가 탁 트이며 억새 평원이 등장한다.


간월재 - 한국관광공사 라이브스튜디오
간월재 – 한국관광공사 라이브스튜디오


간월재 정상에는 작은 휴게소가 있다. 운영 시간은 주말 기준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로, 컵라면과 음료를 판매한다. 고지대에서 먹는 따뜻한 국물은 단순한 식사가 아닌 산행의 보너스로 여겨진다.


하지만 고도가 높은 만큼 기온 차에 주의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고도 100m당 0.6℃ 정도 기온이 낮아져, 평지와는 최소 5℃ 이상 차이가 난다. 바람이 강한 능선 특성상 땀이 식으면 체온이 급격히 떨어질 수 있어 방풍 재킷과 여벌 옷은 필수다.


간월재의 진가는 억새뿐만이 아니다. 사방으로 펼쳐진 영남알프스 능선이 병풍처럼 둘러서 있어, 날씨가 맑은 날이면 정상에서 지리산까지 조망할 수 있다. 억새의 은빛 파도와 중첩된 능선의 풍경은 한국 가을 산행의 백미로 꼽힌다.


간월재 - 한국관광공사 라이브스튜디오
간월재 – 한국관광공사 라이브스튜디오


트레킹 초보자에게는 무리 없는 여정이지만, 이곳은 여전히 고산 지대다. 기후와 체력 관리에 유의한다면, 누구라도 안전하게 가을 산행의 매력을 즐길 수 있다. 한 걸음마다 다른 풍경을 내어주는 간월재는 올해도 수많은 이들의 발걸음을 이끌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