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 공장 지대는 옛말”… 안산 대부도, 새로운 감성 여행지로 각광

(여행지도 용태영 기자) 경기 안산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수도권 서남부에 자리한 이 도시는 산업도시라는 기존 이미지를 넘어서, 최근 자연과 예술이 어우러진 복합 문화 생태지로 탈바꿈하고 있다.


대부바다향기테마파크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이범수
대부바다향기테마파크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이범수


특히 대부도를 중심으로 한 관광 자원들이 입소문을 타며 가족 단위 여행객부터 문화 애호가들까지 폭넓은 발길을 끌어들이는 중이다.


대부도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곳은 단원구 대부황금로에 위치한 동춘서커스다. 1925년에 창단돼 100년 역사를 품은 이 서커스는 여전히 살아 움직이는 ‘전통의 무대’다.


공중 그네와 외줄타기 등 오직 훈련과 집중력으로 완성된 아날로그 퍼포먼스는 디지털 영상에 익숙한 현대 관객에게도 깊은 몰입감을 제공한다. 공간 전체가 마치 시간 여행처럼 과거와 현재를 잇는다.


바다 따라 걷는 정원, 대부바다향기테마파크의 매력


동춘서커스 인근에는 대부바다향기테마파크가 조성돼 있다. 4.3km에 달하는 해안 산책로는 바다의 짠 내음과 어우러진 수로, 연못, 화훼단지를 따라 걷는 것만으로도 큰 위안을 준다.


풍차가 돌고 코스모스와 해바라기가 피어나는 이국적 경관은 자연 그대로의 미를 극대화한다. 갈대와 연못 사이를 걷는 경험은 계절마다 새로운 얼굴을 보여준다.


대부바다향기테마파크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이범수
대부바다향기테마파크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이범수


체험형 전시의 진화, 종이미술관에서의 손 감각 여행


대남로에 위치한 종이미술관은 관람과 체험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복합 문화 공간이다. 종이란 매개체를 통해 예술을 입체적으로 풀어낸 이곳은 전시 그 이상의 경험을 제공한다.


전통놀이와 공예 체험은 어린이뿐 아니라 성인에게도 새로운 몰입을 안겨준다. 야외 잔디공원과 한옥 체험장이 결합된 구성은 전시관이라는 틀을 넘어선다.


안산 갈대습지, 생태 보존의 현실적인 모델


도심 외곽 갈대습지로에 위치한 안산갈대습지는 자연과 도시가 공존하는 가능성을 제시하는 대표 사례다. 시화호 수질 개선을 위해 조성된 이곳은 기능과 아름다움을 동시에 갖췄다.


산책로를 따라 억새와 갈대가 바람에 흔들리는 소리는 도심 속 피로를 덜어준다. 수달 등 생태계 보호 대상이 서식하고 있어 교육적 가치도 높다.


대중교통과 접근성 한계, 풀어야 할 과제도 여전


다만 교통 인프라의 한계는 여전히 안산 관광의 걸림돌이다. 대부도까지 대중교통만으로 접근하기엔 불편함이 크며, 주말마다 반복되는 교통 체증도 개선이 필요하다.


지속가능한 관광을 위해선 문화 콘텐츠와 인프라의 균형 발전이 요구된다. 개발 중심이 아닌 보존과 체험 중심의 접근이 더욱 중요해질 시점이다.


안산은 이제 더 이상 회색 공장지대만으로 기억되는 도시는 아니다. 바다, 예술, 생태가 공존하는 도시로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 변화하고 있다.


서울에서 1시간 이내, 계획 없는 하루에도 충분한 여유와 자극을 줄 수 있는 안산은 ‘가성비 높은 감성 여행지’로 새롭게 자리매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