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4억 원의 흉물?”… 창원시 한가운데 논란의 나무, 직접 가보니

(여행지도 용태영 기자) 수백억 원을 들여 만든 거대한 인공 나무가 도시의 흉물로 불리며 논란에 휩싸였다. 


빅트리 - 창원시
빅트리 – 창원시


이 논란의 중심에 선 건축물은 경남 창원시 성산구 두대동 대상공원 정상에 위치한 ‘창원 빅트리’다. 총사업비 344억 원이 투입된 대형 전망대로, 현재 전면 리뉴얼을 앞두고 시민들에게 무료로 임시 개방 중이다.


운영은 매주 수요일부터 일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월요일과 화요일은 휴관하며, 공원 정상까지는 차량 진입이 불가하다. 대신 나무 그늘과 흙길이 어우러진 산책로를 걸으며 전망대까지 오르는 과정 자체가 일종의 ‘여유로운 트레킹 코스’로 평가받고 있다.


전망대에 올라 40m 높이에서 바라보는 창원 시내는 뜻밖의 감동을 준다. 회색빛 산업단지와 녹색 공원이 한 화면에 펼쳐지며, 도심의 복잡함 속에서도 도시가 가진 고유한 결을 느낄 수 있다.


빅트리 - 창원시 블로그
빅트리 – 창원시 블로그


그렇다면 왜 이렇게 아름다운 조망을 가진 구조물이 ‘실패한 건축물’로 불리게 된 걸까. 이유는 바로 ‘기대와 현실의 차이’였다. 창원 빅트리는 당초 싱가포르의 ‘가든스 바이 더 베이’ 슈퍼트리에서 영감을 받아 설계됐다. 하지만 완공 과정에서 상부 구조물 일부가 안전상의 이유로 빠지며 디자인 밸런스가 무너졌다.


결과적으로 시민들 사이에서는 “머리 없는 나무 같다” “거대한 쓰레기통 같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지난 8월 실시된 창원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 1,868명 중 85%가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창원 빅트리는 ‘민간공원조성 특례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민간 사업자가 일부 부지에 아파트를 짓는 대신, 공공시설 조성을 맡아 시에 기부채납하는 구조다. 즉, 344억 원이라는 비용은 민간의 수익사업과 공공 기여가 맞물린 결과였다. 하지만 공공 디자인의 완성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시민들은 “시민이 배제된 사업의 한계”를 지적했다.


이후 창원시는 개선 필요성에 공감하고, 시민 중심의 재설계 과정을 본격화했다. 현재 전문가와 시민이 함께 참여하는 협의체가 구성되어 있으며, 2026년 1월 디자인 공모를 통해 완전히 새로운 빅트리의 윤곽이 잡힐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