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60세대가 무조건 좋아해”… 무더위 피해 떠나는 새벽 산행 명소

(여행지도 용태영 기자) 무더위가 연일 이어지는 8월, 도시의 열기를 피해 시원한 아침 공기를 느낄 수 있는 대피처로 ‘산’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대둔산도립공원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이수빈
대둔산도립공원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이수빈


전북 완주에 위치한 대둔산도립공원은 해발 878m의 고도와 함께 기암괴석, 구름다리, 계단식 산행 코스로 여름철 이색 등산지로 부상하고 있다. 도심보다 체감 온도가 낮고, 입장료나 주차요금이 없다는 실용성까지 더해지며 최근 특히 주말마다 사람들의 발길이 늘고 있다.


새벽 산행 명소로 각광… 낮은 기온과 장관급 풍경


대둔산은 ‘호남의 금강산’이라 불리며 오랜 세월 전북 지역의 명산으로 자리해 왔다. 산세 자체는 비교적 완만하지만, 곳곳에 절벽처럼 솟은 암릉과 기암괴석이 산 전체에 입체감을 더한다. 새벽 시간대엔 특히 안개와 햇살이 맞물려 환상적인 장면을 연출하는데, 이른 아침만이 보여주는 경관으로 인해 여름철에 오히려 ‘한정판 절경’을 선사하는 셈이다.


구름다리와 삼선계단, 왕관바위로 이어지는 대표 코스는 여름 산행의 묘미를 그대로 보여주는 구간이다. 해발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새벽 공기는 맑고 쾌적하며, 이른 시간엔 비교적 한적하게 산행을 즐길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대둔산도립공원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이종후
대둔산도립공원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이종후


도심 접근성과 무료 이용 조건이 만든 ‘숨은 여름 명소’


완주군 운주면 대둔산공원길에 위치한 이 도립공원은 서울이나 대전 등 수도권·중부권에서도 2~3시간 거리로 접근성이 괜찮은 편이다. 주차장 규모가 1,000대 수준으로 넉넉하며, 입장료와 주차료가 모두 무료여서 가족 단위 방문객이나 당일치기 여행자들에게 특히 실속 있는 코스로 떠오르고 있다.


기상 상황에 따라 구름다리나 일부 구간이 일시 통제되는 경우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연중무휴로 운영되며 입장 가능 시간은 오전 7시부터 오후 6시 30분까지다. 여름철 폭염 속에서 새벽 시간대의 산행은 위험 부담을 줄이고 자연 풍경을 극대화하는 전략이 될 수 있다.


대둔산도립공원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이범수
대둔산도립공원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이범수


기암괴석과 삼선계단, 눈길 사로잡는 구조물의 연속


대둔산에서 가장 상징적인 구조물은 금강구름다리다. 이 다리는 마천대 정상 부근의 두 바위를 연결하며 아찔한 높이에서 주변 절경을 감상할 수 있게 해준다. 다리 끝에서 이어지는 삼선계단은 경사가 상당히 급하지만, 오르며 마주치는 풍경들이 힘든 발걸음을 덜어준다.


계단을 다 오르면 왕관바위에 도착하게 되며, 이 지점은 최근 SNS 상에서도 인증샷 명소로 자주 등장하고 있다. 등산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이 코스를 “한여름만 오히려 제맛”이라 평하기도 하는데, 안개가 걷히며 드러나는 바위의 질감과 실루엣이 특히 압도적이라는 반응이다.


대둔산도립공원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김지호
대둔산도립공원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김지호


금강폭포와 낙조대, 그리고 소리 없는 여름의 정취


산행 후 들를 수 있는 주변 명소도 풍성하다. 낙조대는 이름 그대로 해 질 녘 하늘이 물드는 모습을 담을 수 있는 곳이며, 태고사는 깊은 산속에 위치한 고찰로 번잡한 여름을 잠시 내려놓기에 적합한 장소다. 금강폭포는 장마철 수량이 늘어나며 청량한 소리를 만들어내고, 그 일대는 별다른 인위적 조경 없이도 자연의 웅장함을 체감할 수 있게 해준다.


동심바위, 옥계동 계곡 등은 아이들과 함께 찾는 가족 방문객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특히 삼선약수터는 얼음처럼 차가운 물맛으로 여름철 피서객들의 발걸음을 잡아두는 숨은 포인트다.


도심과는 결이 다른 풍경… 여름에만 가능한 감각


마천대 정상에 서면 수직으로 솟은 바위 능선이 연속적으로 이어지며, 날카롭고 정교한 암석들의 조화가 다른 산과는 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자연 풍화로 생긴 독특한 바위 형상과 절벽에 뿌리 내린 분재형 소나무들은 마치 동양화 속 산수처럼 보이기도 한다.


무더위 속에서 이른 아침 시간, 압도적인 자연을 온몸으로 체험할 수 있는 대둔산도립공원은 단순한 등산 코스를 넘어 하나의 여름 미술관이라 해도 과하지 않다. 여름철 아침 한정의 대둔산은 그 자체로 반전의 여행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