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세 이상 무료”… 9월 가기 좋은 국내 ‘100대 명산’ 속 숨은 힐링 여행지

(여행지도 용태영 기자) 전북 진안의 명산 마이산이라 하면 대개 하늘을 찌를 듯 솟아오른 돌탑이 장관을 이루는 탑사를 떠올린다. 사람들의 발길이 적어 한층 고요한 은수사(隱修寺)다.


마이산 은수사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김지호
마이산 은수사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김지호


은수사는 진안군 마령면 마이산남로 406에 자리하며, 조선 초기 ‘상원사’로 불리던 시절이 뿌리다. 그러나 숙종 시대 이후 자취를 감추었고, 후에 정명암이라는 암자가 세워졌지만 결국 퇴락했다. 지금의 사찰은 1920년대 중창을 거쳐 ‘은수사’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다.


이름에는 전설이 깃들어 있다. 조선을 세운 이성계가 이곳을 지나다가 마신 물이 은빛처럼 맑았다 하여 ‘은수(銀水)’라 불렀다는 것이다. 단순한 설화처럼 들리지만, 방문객들 역시 그 맑음과 차분한 기운을 몸소 체감한다고 전한다.


사찰 내부 배치도 특별하다. 왼편에는 대적광전, 오른편에는 무량광전이 자리하며, 그 사이에는 국내 최대 크기의 법고가 중심을 잡고 있다. 뒤편으로는 산신당과 마이산 산신각이 숨어 있어 경내를 산책하는 이들의 발길을 자연스레 이끈다.


마이산 은수사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김지호
마이산 은수사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김지호


가을이 되면 은수사는 ‘고요한 절정’을 맞는다. 붉고 노란 단풍으로 물든 마이산 자락을 따라 걷다 보면, 경내에 들어서기도 전에 마음이 한결 차분해진다.


특히 천연기념물인 줄사철나무 군락과 청실배나무가 빚어내는 풍경은 단풍철의 은수사를 더욱 특별하게 만든다. 단풍 사이로 들어오는 햇살과 바람은 여행객에게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대부분의 방문객은 탑사의 장대한 석탑을 먼저 감상한 후 이어지는 오솔길을 걸어 은수사로 향한다. 탑사에서 외적인 장엄함을 느꼈다면, 은수사에서는 내면의 평온함이 찾아온다. 두 공간이 만들어내는 대비는 마이산 여행의 완성도를 높여준다.


은수사의 고요는 단순한 정적이 아니라, 탑사에서 느낀 감각의 여운을 차분히 정리해주는 듯한 울림을 남긴다.


마이산 은수사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강시몬
마이산 은수사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강시몬


입장료는 성인 기준 3천 원이며, 티켓은 마이산탑사 매표소에서 구매해야 한다. 단, 현금 결제는 불가하니 카드나 모바일 결제 수단을 준비해야 한다. 만 70세 이상, 국가유공자, 장애인 등은 무료 입장이 가능하므로 해당되는 경우 신분증 지참이 필수다.


주차장은 무료로 개방되어 있으며, 은수사는 연중무휴로 운영된다. 사계절 언제든 방문할 수 있으나, 단풍이 절정에 이르는 가을은 특히 여행객들 사이에서 ‘놓치면 아쉬운 계절’로 꼽힌다.


마이산 전체가 전북의 대표 여행지로 손꼽히지만, 은수사는 그 속에서도 마치 숨은 보석처럼 자리한다. 화려한 관광지보다는 차분한 사색의 공간을 찾는 이들에게 은수사는 특별한 답이 되어준다. 고즈넉한 산사의 분위기 속에서 시간의 흐름을 잠시 잊게 만드는 이곳은 단순한 사찰을 넘어, 마음을 비우고 채우는 여행의 쉼표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