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슬슬 캠핑장 가야지?”… 전국 숨겨진 캠핑 명소 3선

(여행지도 용태영 기자) 8월 말부터 9월 초까지의 늦더위는 평지 캠핑족에게 여전히 적지 않은 부담이다.


천안 오시유캠핑장 - 고캠핑
천안 오시유캠핑장 – 고캠핑


계곡이 아닌 이상 열대야에 가까운 밤 기온과 벌레, 사람 붐비는 피서객으로 인한 피로감은 캠핑의 즐거움을 갉아먹는다.


이에 반해 산속 고지대에 위치한 캠핑장은 상대적으로 조용하고 선선한 날씨로 9월에 특히 주목받고 있다. 기온 차가 확연한 해발 700미터 이상 지역에서는 여름의 끝을 보내기 위한 ‘마지막 피서’가 가능하다.


‘도심보다 5도 낮다’…산속 캠핑장이 각광받는 이유


9월 캠핑의 키워드는 단연 ‘온도’다. 도시보다 평균기온이 4~6도 낮은 산악 지역은 한낮에도 20도대 후반에서 머물며, 밤에는 얇은 겉옷이 필요한 수준으로 기온이 떨어진다. 이는 냉방기구나 차량 캠핑이 없어도 쾌적한 숙면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몰리지 않는 숲속 캠핑장은 조용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여름철 부족했던 ‘진짜 휴식’을 누릴 수 있는 공간이 된다. 특히, 청명한 하늘과 점차 색을 띠기 시작하는 숲의 변화는 자연 속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감성적인 경험을 제공한다.


1. 강원 정선 ‘용화산 자연휴양림 캠핑장’


용화산 자연휴양림 - 산림청
용화산 자연휴양림 – 산림청


해발 878미터에 자리한 용화산은 이미 중부권 트레킹 명소로 알려져 있다. 그 자락에 조성된 캠핑장은 일반 캠핑장보다 해발이 높고, 바람이 통하는 지형에 위치해 한낮에도 시원한 공기가 감돈다. 캠핑 사이트는 30여 면으로 조성돼 있으며, 사이트 간 간격이 넓어 프라이버시 보호에도 유리하다.


운이 좋다면 일출 전 운해가 내려앉은 광경을 캠핑장 한가운데서 감상할 수 있다. 계단형 구조 덕분에 모든 사이트에서 시야가 트인 것도 장점이다.


2. 충남 천안 ‘광덕산 오시유 글램핑’


천안 오시유캠핑장 - 고캠핑
천안 오시유캠핑장 – 고캠핑


서울과 수도권에서 접근성이 뛰어난 천안 광덕산 자락에도 조용한 글램핑장이 있다. ‘오시유 글램핑’은 복잡한 짐 없이도 고지대 캠핑을 체험할 수 있는 점에서 9월 수요가 늘고 있다. 실내외 겸용 휴식 공간과 에어컨, 미니 냉장고 등이 마련돼 있으나, 해가 지면 자연 바람만으로도 충분할 정도다.


시설은 비교적 신축이고, 프라이빗하게 배치된 공간 구성 덕에 가족 단위보다는 조용히 혼자 혹은 둘이 찾는 이들에게 적합하다. 주변엔 광덕사와 등산로도 있어 산책 겸 트레킹도 즐길 수 있다.


3. 강원 홍천 ‘산으로 캠핑장’


산으로캠핑장 홈페이지
산으로캠핑장 홈페이지


홍천은 강원 내에서도 캠핑장 밀집 지역으로 꼽히지만, ‘산으로 캠핑장’은 그중에서도 상대적으로 조용한 편이다. 계단식 데크 구조로 이뤄져 위아래 사이트 간 간섭이 적고, 나무로 둘러싸여 햇볕 노출이 적어 9월까지도 선선한 환경이 유지된다.


텐트를 설치하는 데크형과 파쇄석형 사이트가 혼합돼 있어 취향에 따라 선택이 가능하며, 무엇보다 산속에서 자연의 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다는 점이 도심 캠핑장과의 가장 큰 차별점이다.


본격적인 단풍 전, ‘9월’이 산속 캠핑의 황금기


단풍철 전인 9월은 예약 경쟁도 비교적 덜한 편이며, 날씨는 안정적이고 비도 적다. 숙련된 캠핑족은 단풍철 직전인 이 시기를 ‘프리시즌의 황금기’라고 부른다. 특히 산속 캠핑장의 경우, 9월은 모기 등의 해충 활동도 줄어들며 불쾌지수가 낮아지는 시점이기도 하다.


단, 해발 고도가 높은 지역은 일교차가 커지므로 보온 장비는 반드시 준비해야 한다. 낮엔 반팔, 밤엔 두꺼운 이불이 필요한 아이러니한 기후 속에서 자연과 제대로 조우할 수 있다.


해가 기울기 전 깊어가는 산속의 고요함은 평지 캠핑장에선 느낄 수 없는 차분함을 선사한다. 9월은 짧고, 산속 캠핑장 예약은 빠르게 마감된다. 아직 본격적인 단풍철이 아니라고 방심하면 좋은 자리는 이미 사라진 뒤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