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30일부터 무료 개방”… 국내 최초 저수지, 가을 힐링 여행 명소

(여행지도 용태영 기자) 황금빛 들녘이 익어가는 계절, 가을. 길게 이어진 제방길을 따라 걸으며 저수지와 평야가 동시에 펼쳐지는 풍경을 마주할 수 있는 곳이 있다.


벽제골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강시몬
벽제골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강시몬


김제시는 2025년 9월 26일 보도자료를 통해 벽골제 관광단지의 입장료를 폐지한다고 밝혔다. 주차 요금까지 전액 무료화되면서 사실상 ‘완전 개방형 힐링 명소’로 거듭나는 셈이다. 교과서 속 유적지 이미지에 머물렀던 벽골제가 이제는 ‘일상 속 쉼터’로 다가온다.


벽골제의 핵심은 3.3km 길이의 제방이다. 서기 330년 백제 비류왕 시절 축조된 국내 최초의 저수지 흔적 위를 걷는 길은 단순한 산책로를 넘어선다. 국가유산 사적 제111호로 지정된 이곳은 저수지를 품은 한쪽 풍경과 김제평야를 마주한 반대쪽 풍경이 동시에 드러나며, 걷는 이에게 압도적 해방감을 준다.


마치 용이 지평선을 향해 뻗어 나간 듯한 곡선의 제방 위를 따라 걷다 보면, 고대 농경 사회의 삶을 지탱했던 거대한 구조물의 의미가 발걸음마다 되새겨진다. 짧게는 30분, 길게는 한 시간을 넘겨도 지루함이 없는 길이다.


벽제골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강시몬
벽제골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강시몬


제방을 지나 관광단지로 들어서면, ‘이야기 산책’이 시작된다. 벽골제농경문화박물관에서는 농경의 뿌리와 땀의 가치를 되짚을 수 있다. 이어지는 아리랑문학관은 일제강점기 민초들의 삶을 담아낸 대하소설 『아리랑』의 무대를 실제로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문학관 주변은 조용한 숲길과 벤치가 배치돼 사색하기 좋고, 벽천미술관·우도농악관으로 이어지는 길은 산책을 즐기다 발견하는 작은 보너스 같은 즐거움을 선사한다. 단순한 걷기를 넘어선 ‘주제 있는 힐링 동선’이 마련돼 있다는 점이 차별점이다.


벽골제 관광단지 안쪽은 온전히 휴식을 위한 공원으로 꾸며졌다. 쌍룡을 형상화한 대형 조형물이 상징적 풍경을 만들고, 그 주변의 잔디밭은 가족 단위 방문객의 인기 장소다. 아이들은 마음껏 뛰놀고, 어른들은 돗자리를 펴고 앉아 가을 하늘을 만끽한다.


벽제골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강시몬
벽제골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강시몬


연인에게는 단지 내 연못과 정자를 잇는 조용한 데이트 코스가 적합하다. 계절마다 다른 야생화가 피어나 사진 촬영 명소로도 인기가 높다. 혼자 찾는 이들에게는 탁 트인 수평선과 함께하는 느긋한 걷기 명상이 또 다른 매력이 된다.


벽골제 관광단지는 계절별 운영시간이 다르다. 3월부터 10월까지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11월부터 2월까지는 오후 5시까지 개방된다. 다만 매주 월요일과 1월 1일은 휴관일이다. 무료 개방이라 해도 사전 확인은 필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