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명이 열두 자리?”… 추석 연휴, 동남아 리조트서 벌어진 ‘비매너 논란’

(여행지도 유시내 기자) 추석 연휴를 맞아 동남아로 떠난 여행객들이 뜻밖의 ‘자리 전쟁’에 휘말리고 있다. 이른 아침 수영장 선베드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자리 맡기’ 논란이 다시 불붙었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된 사진 - 여행지도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된 사진 – 여행지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후기엔 “수영장엔 아무도 없는데 선베드는 이미 만석이었다. 수건 대신 책이나 모자가 덮여 있었고, 한글이 적힌 물건도 많았다”는 글이 실렸다. 글쓴이는 “한 명이 와서 열두 자리나 맡고 있었다. 자리가 비어도 앉지 못하게 했다”며 불쾌함을 토로했다.


이른 새벽 타월이나 가방으로 자리만 확보한 채, 조식을 즐기거나 외부 투어를 다녀오는 행위는 동남아 리조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다. 일명 ‘타월 선점족’이다. 심한 경우 하루 종일 나타나지 않으면서도 물건만 남겨둬 이용객들의 불만이 커진다.


또 다른 유형은 ‘묶음 선점’이다. 한두 명이 먼저 와서 여러 자리를 확보한 뒤 나중에 일행이 도착하는 방식이다. 일부 여행객은 “두 곳에 동시에 물건을 올려두고 수영장과 해변을 번갈아 이용한다”며 불편함을 호소했다.


대부분의 리조트는 ‘30~60분 이상 미사용 시 물건을 치운다’는 규정을 두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를 관리하기는 쉽지 않다. 직원이 혼잡한 시간대마다 확인하기 어렵고, 손님 항의로 갈등이 생길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일부 여행객은 “좋은 자리를 미리 잡는 것도 여행의 기술”이라고 주장한다. 햇빛의 각도, 수심, 주변 소음 등 좌석별 환경 차이가 커 미리 확보하지 않으면 불편하다는 이유다.


그러나 대다수는 “조식 먹으러 나가며 자리 맡아두는 건 민폐”라며 “공유 공간을 사유화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SNS에는 “1시간 넘게 비워둔 자리를 여전히 막아두는 모습이 보기 불쾌했다”는 반응이 잇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