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이 듣고 있다”…英 가정집서 80년 전 ‘나치 벙커’ 발견

2025-08-10 02:00:00

[서울=뉴시스] 강세훈 기자 = 영국의 한 가정집 정원 지하에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이 사용한 비밀 벙커가 발견됐다.

6일(현지 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숀 툴리어와 캐롤라인 부부는 지난 2021년 10월 영국 건지섬의 한 주택을 매입해 이곳으로 이사를 했다.

부부는 최근 정원을 정비하던 중 특이한 구조물을 발견하고 땅을 파헤치기 시작했다.

100톤이 넘는 흙을 파내자 지하 8m 아래에 숨겨져 있던 벙커 입구와 계단이 모습이 드러났다.

벙커는 15㎡ 넓이의 방 두 개와 9m 길이의 복도로 구성돼 있으며 벽면에는 ‘주의하라, 적이 듣고 있다(Achtung, Feind hört mit)’ 등 나치 문구들이 남아 있다.

부부는 해당 공간을 헬스장으로 개조하며, 벽면의 나치 문구는 보존할 계획이다.

부부는 “지하 벙커로 들어가면 서늘한 압박감이 느껴진다”며 “실제 과거 전쟁이 지나간 흔적을 찾을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건지섬은 1940년부터 1945년까지 나치 독일군의 점령을 받았으며, 히틀러는 해당 섬을 난공불락의 요새로 만들 것을 지시했다.

이에 섬 곳곳에 포대, 벙커 등이 구축됐고, 전후 대부분의 시설은 방치됐다.

부부는 “이 이 벙커는 우리가 절대 잊지 말아야 할 역사”라며 “올해는 벙커에서 할로윈 파티를 열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