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8-11 15:02:52
내란 특별검사팀(특별검사 조은석)이 계엄 해제 표결 방해 의혹에 대한 수사망을 좁히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힘 당권 주자들이 서로를 향해 당을 떠나라며 설전을 벌였다. 당내 찬탄(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찬성)과 반탄(탄핵 반대) 간 갈등이 더욱 깊어지는 모양새다.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11일 오전 8시 내란특검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해 약 5시간가량 조사를 받았다. 조 의원은 조사에 앞서 기자들에게 “아직도 내란이 끝나지 않았다. 당내에 여전히 내란 동조 세력이 존재하고 있다”며 “이 세력들은 빨리 우리 당을 떠나주기 바라고, 만약 그렇지 않다면 제가 당 대표가 되어서 이들을 몰아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조사에서 계엄이 시작된 시점부터 해제에 이르기까지 국민의힘 내부에 있었던 일을 진술했다. 조 의원은 조사를 마치고 나와 “추경호 당시 원내대표와 그 시점에 통화했던 사람들, 그리고 메신저에 (국회 본회의장이 아닌) 당사로 오라고 했던 분들에 대해서는 조사를 해야 될 부분이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내란특검은 비상계엄 선포 당시 국민의힘 원내 지도부가 의도적으로 국회가 아닌 당사로 의원들을 모이게 해 비상계엄 해제 의결을 방해하려 했는지 여부를 확인 중이다. 국민의힘은 그동안 계엄 해제 의결을 방해하지 않았다고 주장해왔는데. ‘조사가 필요하다’는 조 의원의 발언은 정 반대의 해석이 가능하다. 정치권에서는 조 의원의 이같은 발언이 당 대표 후보 경쟁자인 김문수, 장동혁 의원 등 반탄파를 겨냥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탄핵 반대 세력을 압박함과 동시에 전당대회에서 확실한 차별점을 보이기 위한 발언이었다는 것이다.
조 의원의 발언에 반탄파인 장 의원은 크게 반발했다. 장 의원은 소셜미디어(SNS)에 “(조 의원은)더불어민주당의 ‘극우몰이’에 동참하는 것으로는 정성이 부족하다고 느꼈는지, 아예 ‘내란몰이’에 동참하고 있다”며 “이런 사람이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라는 사실을 도저히 용납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어 “고름을 그대로 둔다고 살이 되지는 않는다. 고름을 짜내고 감염 부위를 도려내야 비로소 새살이 차오른다”며 “당대표가 되면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썼다.
당 내부에서는 특검수사를 앞두고서도 갈등만 깊어지는 현실에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당이 완전히 쪼개져있는 상황에서 본격적인 수사가 시작된다면 대응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에 대한 국민 여론도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중도를 표방하며 당 대표 선거에 나섰던 주진우 의원은 이날 “난 비상계엄 해제에 찬성했지만,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으면 곧 내란범이라는 민주당식 프레임에 절대 동의할 수 없다”며 “이건 아니다. 여당이 지명한 특검은 편향적이기 때문에 이용만 당한다”고 우려했다.
익명을 요구한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에 “당 전체가 수사를 받아야 할 수 있는 상황인데 양 측(찬탄과 반탄)의 갈등만 깊어지고 있다”며 “이대로라면 강제수사가 시작되면 어떻게 대응할지 등에 대해서 합의를 찾지 못한 채 특검에 끌려다닐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오후부터 특검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를 받고 있다. 김 의원은 계엄 해제 표결에는 참석하지 못했지만 윤 전 대통령 탄핵에는 찬성표를 던졌다. 특검은 우원식 국회의장과 계엄 당시 국민의힘 소속이었던 김상욱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도 조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