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여행, 아직도 동문재래시장만 가?… ‘이곳’ 야시장이 요즘 대세

(여행지도 유시내 기자) 늦은 밤, 제주 서귀포 도심 한복판에선 다른 세계가 펼쳐진다.


올레야시장 - 비짓제주
올레야시장 – 비짓제주


여행의 마무리를 풍성한 먹거리로 장식하는 사람들, 불빛 아래 시끌벅적한 웃음소리. 이곳은 서귀포 유일의 야시장 ‘올레야시장’이다.


서귀포 매일 올레시장 내부에 조성된 올레야시장은 오후 5시부터 운영을 시작해 늦은 시간까지 관광객과 현지인들로 북적인다. 낮에는 기념품과 잡화 위주의 전통시장으로 운영되다가 밤이 되면 완전히 다른 얼굴을 드러낸다.


먹거리만으로 구성된 특별한 공간


올레야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철저하게 ‘음식’에 집중된 구성이다. 대다수 야시장이 각종 잡화와 체험 부스를 함께 운영하는 데 비해, 이곳은 오직 먹거리로만 채워진 구조를 갖고 있어 푸드 마켓에 가까운 특색을 지닌다.


총 20여 개의 점포가 운영 중이며, 떡볶이와 장어구이, 치즈 가리비구이, 돈마호크, 멘보샤 등 다채로운 음식들이 여행객의 발길을 끌어당긴다. 단순한 길거리 음식이 아니라 요리 수준의 메뉴들이 눈에 띄며, 퓨전 한식이나 해외식 바비큐 메뉴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올레야시장 - 비짓제주
올레야시장 – 비짓제주


테이블과 맥주, 그리고 야경의 조화


야시장 안에는 테이블과 의자가 비치되어 있어 구입한 음식을 즉석에서 즐길 수 있다. 특히 최근에는 수제 맥주와 함께 간단한 주류 판매가 가능해지면서, 여행 중 하루를 마무리하려는 관광객들에게 더없이 좋은 장소가 되고 있다.


실제로 해가 진 뒤 불이 들어온 시장 거리에서 먹는 치즈 가리비구이와 시원한 맥주는 SNS를 통해 입소문이 퍼졌고, 이를 목적지로 삼는 방문객이 꾸준히 늘고 있다.


올레야시장 - 비짓제주
올레야시장 – 비짓제주


야시장 운영에 따른 과제도 존재


다만 이와 같은 인기에 비해 시장의 관리 체계는 아직 완벽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부 점포는 대기 시간이 길어 회전율이 떨어지며, 좌석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성수기에는 자리를 잡기 어려운 상황도 발생한다.


또한, 인근 상점과의 소음 문제나 쓰레기 분리배출 문제도 야시장 운영에 따른 꾸준한 개선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상권 활성화와 환경 정비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행정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올레야시장 - 비짓제주
올레야시장 – 비짓제주


소소한 제주 경험을 선물하는 장소


이와 같은 한계에도 불구하고 올레야시장은 분명 제주 남부 지역의 새로운 야간 관광 자원으로 자리 잡았다. 대형 프랜차이즈보다 소규모 상인들의 정성 어린 손맛을 경험할 수 있는 이곳은, 고급 레스토랑에서 맛볼 수 없는 서민적인 정서와 온기를 전한다.


전문가들은 향후 제주도의 야간 관광 활성화 전략 속에서 올레야시장 같은 소규모 야시장들의 역할이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기존에 해안과 자연 중심의 낮 관광에 머물렀던 제주 여행이 이제는 밤에도 콘텐츠를 갖출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현지 자영업자와 지방정부가 협업하여 관광 인프라 확충, 야시장 내 콘텐츠 다양화, 위생 및 질서 유지 등의 균형을 이룬다면 이 시장은 단순한 먹거리 장소를 넘어 서귀포의 대표적 야간명소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