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도 유시내 기자) 꽃지해수욕장은 수많은 여행 블로거와 사진작가들 사이에서 ‘한국 최고의 낙조 촬영지’로 회자되지만, 이곳의 진짜 가치는 단지 석양 너머에만 있지 않다.

충남 태안군 안면도에 위치한 꽃지해수욕장은 오랜 시간 동안 ‘낙조 명소’라는 명성을 지켜왔다. 하지만 그 이미지에 안주하지 않고 최근엔 반려동물 친화 공간으로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단순한 ‘반려견 동반 가능’ 수준을 넘어 요가, 패들보드 등 참여형 체험 콘텐츠를 통해 관광 트렌드를 능동적으로 수용하고 있다.
이처럼 꽃지해수욕장은 이제 가족 단위 여행객과 반려인 커뮤니티 모두를 아우르는 공간으로 재구성되고 있다. 전통적 자연경관 관광지에서 문화 체험 복합형 해변으로의 변신이 주목받는 이유다.
한적한 분위기를 사랑하던 이들에게는 아쉬움이 남을 수 있다. 계절에 따라 방문객 수는 급증하며, 최근 몇 년간 성수기에는 차량 통제로 이어지는 경우도 잦아졌다. 조용한 일몰 감상보다 ‘포토존’ 위주의 단체 관광이 늘며 장소 본연의 정취가 흐려졌다는 목소리도 있다.

반면, 그만큼 지역 경제와 연계된 접근성이 높아졌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해변 바로 앞까지 진입 가능한 주차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 단기 체류 관광객에게도 매력적이다. 다만 성수기에는 주차요금 및 시간제한에 대한 정확한 정보 파악이 요구된다.
꽃지해변의 지리적 특성은 꽤 흥미롭다. 길이 3.2km, 폭 300m로 넓고 완만한 백사장은 어린이 동반 가족에게 안전하며, 물놀이 후 해변산책이나 해안공원까지 도보 이동도 가능하다. 주변에는 피크닉 공간, 꽃 전시관, 실내 체육공간이 연계돼 있어 단순 해수욕을 넘는 다양한 여정을 꾸릴 수 있다.
특히 ‘일몰정원’, ‘인피니티 포토존’ 등 SNS 활용도가 높은 시설은 젊은 여행층에게 새로운 관람 방식을 제안하고 있다. 이제 꽃지해수욕장은 단지 ‘노을을 찍는 곳’이 아니라, 경험을 ‘콘텐츠화’할 수 있는 무대로 재편되고 있는 셈이다.

할미·할아비바위는 선사시대의 전설을 품은 채 수천 년간 같은 자리에 서 있었다. 하지만 이곳을 찾는 발길이 늘수록 바위 주변의 환경 훼손도 함께 거론된다. 쓰레기, 각종 상업 시설의 무분별한 난립은 관광지 개발의 고질적 문제다.
꽃지해수욕장은 일몰 직전 18시~19시 사이 차량 밀집도가 급증하므로 주차는 최소 30분 전 여유 있게 도착하는 것이 좋다. 또한 서해 바람 특성상 여름에도 노을 시간에는 체온 저하를 느낄 수 있으므로 겉옷 준비는 필수다.
반려동물 동반 시 리드줄 착용 및 배변 처리 용품 지참은 기본이다. 일부 구간은 출입 제한이 있을 수 있으므로 관광안내소에서 동선 파악 후 이동하는 것이 바람직하다.